이용훈 대법원장 “사법부 갈 길 멀고 험해”

사법 현안 질타하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 밝혀 기사입력:2009-10-21 00:42:4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이용훈 대법원장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 마무리 발언을 통해 사법 현안을 질타하는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조목조목 입장을 밝혔다.

이용훈 대법원장 이 대법원장은 먼저 ‘조두순 사건’ 양형 논란에 대해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의 양형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말문을 연 뒤 “‘(인터뷰에서) 재판이 끝난 사건의 양형을 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라고 한 발언은 법관의 재판 독립에 대한 헌법 정신에 비춰 그렇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형사법 개정과 형사재판의 양형에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과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당연한 책무”라며 미성년자 성범죄에 대한 양형 개정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 대법원장은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추천하게 돼 있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모두 국회에서 선출하자는 개헌 논의에는 “기본적으로 헌법 개정 권력자인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법률을 제정하는 기관에서 법률의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관 전원을 선출하는 것은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부, 법률을 집행하는 행정부, 법률을 해석하는 사법부의 견해가 헌법재판소에 고루 반영되도록 한 헌법의 바람직한 정신을 살리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이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구성 원리는 아시아 각 국에 수출까지 된 제도”라며 “원조 격인 우리가 이 제도를 버리는 것이 마음 내키지 않는다”고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촛불재판’ 개입 파문으로 국정감사장에서까지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의 거취 문제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신영철 대법관의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당시 처신과 관련해 진상조사와 대법원장의 엄중경고가 있었는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사태가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불행한 사건에 그치게 된 것은 아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사법행정과 재판권의 한계가 분명해졌고, 법관 스스로도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법원공무원노조와 관련, “법원공무원들도 헌법이 정한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누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권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삼권분립의 원칙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원노조의 활동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보장되겠지만, 그 테두리를 벗어나는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 대법원장은 끝으로 “오늘 법사위원들의 지적을 경청하면서 사법부가 갈 길이 아직 멀고 험하다는 점을 절감하게 됐다”며 “사법부 구성원은 각오를 새로이 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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