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여성 종원을 남성 종원보다 절반 이하로 차등 분배한 종친회 결의는 너무 불합리해 ‘무효’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2005년 여성의 종중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 이후 종중 재산분배에서 양성평등을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향후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L씨가 속한 종친회는 지난해 6월 임시총회를 열어 토지매매대금 430억원을 종원들에게 분배하되 남성 100%, 여성 40%, 며느리와 취학 미성년자 각 18%, 미취학 미성년자 11% 비율로 분배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임시총회에는 전체 종원 370명(남자 167명, 여자 203명) 중 남자 107명, 여자 113명이 직접 출석했고, 98명(여자 55명 포함)은 위임장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참여했다.
이날 남자 96명, 여자 17명이 분배 안건 투표에 참여해 109명이 찬성했고, 위임장 제출자 중 89명이 찬성해 합계 198명의 찬성으로 분배안이 의결됐다.
이에 남자는 1억 4500만원, 여자는 5800만원, 며느리와 취학 미성년자는 각각 2610만원, 미취학미성년자는 1595만원씩 분배받았다.
그러자 L씨 등은 지난해 6월 “남자 종원에게 여자 종원의 2배 이상의 재산을 분배하는 종친회 결의는 부당하게 여자 종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양성평등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수원지법 제7민사부(재판장 배호근 부장판사)는 지난 8일 L씨 등 여성 종중원 71명이 종친회를 상대로 낸 종중총회결의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사회의 인식과 법질서의 변화 등에 의해 성년 여자들에게도 종원의 지위가 인정되는 이상 원칙적으로 여자 종원은 남자 종원과 동일하게 종원의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부담하는데, 이는 종원들에게 종중 재산을 분배할 때도 마찬가지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남녀 종원 사이에 동등한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중재산을 단순히 성별만을 기준으로 남자 종원에 비해 여자 종원에게 불이익하게 분배하는 것은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및 양성평등을 선언한 헌법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는 성년 여자에게도 종원의 지위가 인정되게 된 사회적 인식과 법질서의 변화에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여자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성별과 같은 차별적인 분배방법에 대해 최소한 불리한 대우를 받게 되는 여자 종원들도 이를 수긍해 동의하고 있다든지, 남녀 종원 사이에 재산분배상 차등을 두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차등분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사건 임시총회에 여자 종원 203명 중 103명이 직접 출석해 그 중 17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55명은 위임장을 제출했는데, 직접 출석하거나 위임장 제출방식으로 투표에 참여한 여자 종원들이 모두 찬성했다고 가정해도, 찬성한 여자 종원은 72명에 불과해 출석 여자 종원 과반수인 79명(103명+55명×1/2)에 미치지 못하고, 달리 분배안에 대해 여자 종원들의 동의를 얻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어 이 사건 결의는 여자 종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종친회는 “오랜 기간 종친회가 남자 종원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토지매매대금도 남자 종원의 노력으로 얻게 됐으므로 합리적인 차별”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종전에 종중의 유지 및 발전에 일부 남자 종원들의 기여가 있었다 해도 그러한 사정이 남자 종원 전체를 여자 종원 전체에 대해 일반적으로 우대할 사유는 아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종중 토지 가격 상승은 인근 토지가 개발됐다는 우연한 사정에 의한 것으로 종원들이 특별히 어떠한 기여를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남녀 차별한 종중 재산분배 종친회 결의 무효
수원지법, 종중 재산분배 영상평등 인정한 첫 판결 기사입력:2009-10-19 14: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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