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지구대로 데려온 만취자가 괴로운 듯 심하게 몸부림을 치는데 단지 술에 취한 것으로 판단해 제대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했다면 경찰과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OO씨는 2006년 12월9일 오전 10시경 포항시 북구 항구동 소재 우체국 부근에서 술에 취한 채 비를 맞고 쓰러져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지구대 사무실로 이송됐다.
점심시간 무렵 누워있던 이씨가 괴로움을 호소하듯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계속 뒤척거렸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동작이 심해졌고 오후 3시30분까지 계속됐다.
이에 경찰은 이날 12시15분께 이씨의 동생에게 전화해 데려갈 것을 고지했으나 이씨의 가족 중 아무도 이씨를 데려가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이씨는 종전보다 더 괴로운 듯 심하게 몸부림을 치면서 지구대 공간 전체를 굴러다녔으나, 경찰은 이씨의 동작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3시15분께에는 무언가 호소하는 동작을 취하던 이씨의 복부 부위가 다소 볼록한 모양이 됐다. 20분 뒤 이씨는 정면으로 누워 호흡이 불편한 듯한 행동을 취하다가 곧 천정을 향한 채 양 다리와 팔을 벌린 상태로 동작을 멈췄고 이후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3시45분께 경찰은 이씨에게 다가가 상태를 관찰하다가 팔과 다리를 주무르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그 무렵 119구급대원이 도착해 이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5시20분께 사망하고 말았다.
이에 이씨의 유족은 경찰이 긴급구호권 불행사로 인해 사망했다며 국가와 경찰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서울중앙지법 제23민사부(재판장 이준호 부장판사)는 “피고들은 연대해 총 1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씨가 지구대로 이송된 후 괴로움을 호소하듯 몸을 계속 뒤척이고 신음소리를 내는 등 정상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하는 행동으로 볼 수 없는 반응을 보였음에도, 경찰관들이 단순히 술에 취한 행동으로만 생각해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지구대로 이송된 후 5시간 이상, 고통을 호소한 때부터 3시간 이상 경과한 다음에야 119구급대에 신고해 병원에 후송함으로써 응급조치를 늦어지게 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지구대에 있던 해당 경찰관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이씨와 유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 있다”고 판시했다.
위자료 액수와 관련, 재판부는 “이씨가 사건 당일 혈중알코올농도 0.15%의 만취상태였던 점,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사고 당일 이전에도 술에 취해 지구대에 와서 지낸 적이 여러 번 있었던 점, 경찰의 연락을 받은 가족들 역시 이씨를 데려가거나 보호하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지구대서 만취자 사망…경찰과 국가 배상책임
서울중앙지법 “경찰과 국가 연대해 1000만원 위자료 줘라” 기사입력:2009-10-07 10: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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