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시동을 끈 채 도로변에 안전하게 차량을 정차하고 있던 중 상대방 차량이 달려와 추돌하는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우 구호조치 없이 그냥 현장을 떠났더라도 뺑소니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양OO(39)씨는 지난 4월10일 오후 7시34분께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일주도로상 포켓차로에 자신의 1톤 화물차를 정차한 뒤 시동과 라이트를 모두 끈 채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OO씨가 운전하던 승합차가 과속단속카메라를 피해 양씨가 정차하고 있던 포켓차로로 진입하다가 양씨의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씨의 승합차 조수석에 탑승한 A(27)씨가 다발성 골절 등으로 인한 신경성 쇼크로 숨졌고, 뒷좌석에 탑승한 B(27)씨는 전치 2주, C(33,여)씨는 전치 8주의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 후 양씨는 그냥 가버리자, 검찰은 양씨가 차에서 내려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며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제주지법 형사단독 이상훈 판사는 최근 양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를 공시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차량은 시동을 끈 채 포켓도로에 정차해 있는 상황에서 진행 중이던 상대방 차량이 피고인의 차량을 추돌해 사고가 발생한 경우, 피고인이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구호조치의무 대상자인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구호조치의무의 대상자인 ‘차의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자라고 함은, 적어도 차량을 그 본래의 용도인 사람 또는 물건의 이동이나 운송을 위해 운전해 이동시키는 행위의 과정에서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 국한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경우 사고발생 5~6분전에 도로 안전지대 오른 편에 위치한 포켓도로에 차량을 정차해 시동과 라이트를 모두 꺼 놓은 상태였으며, 더욱이 정차된 위치 및 사고 당시 도로상황, 기상조건 및 시야 등에 비춰 피고인 차량이 다른 차량의 도로교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따라서 피고인이 차량을 도로변에 정차된 상태에 두었다는 것만으로는 피고인이 차량을 이용해 사람 또는 물건의 이동이나 운송을 위한 행위로 나아갔다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차의 교통으로 인해 사고를 야기했다고 볼 수 없어, 결국 피고인에게는 도로교통법 상의 구호조치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정차 중 추돌사고 당한 경우 구호의무 없다
이상훈 판사,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 30대 무죄 기사입력:2009-10-06 1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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