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본인의 동의나 법관이 발부한 영장 없이 이루어진 강제채혈의 결과는 음주운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음주운전을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오OO(43)씨는 지난해 7월11일 오후 10시50분께 지인 2명과 함께 소주 2병을 마신 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구미시 국도에서 가로수를 들이받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됐다.
오씨가 정신을 잃어 음주측정이 불가능하자 경찰은 오씨 부인의 동의를 얻어 채혈해 혈중알코올농도 0.104%를 확인한 뒤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심인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지난 6월 “본인 동의를 얻지 않은 오씨에 대한 강제채혈이 위법해 증거로 쓸 수 없다”며 오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자 검찰은 “경찰이 피고인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혈액을 채취했으므로 적법한 절차에 의한 채혈”이라며 항소했으나, 항소심인 대구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이영화 부장판사)도 최근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직후 의식이 없어 진술할 수 없었고,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병원에 후송됐기 때문에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아내가 강제채혈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이 강제채혈을 하기 위해서는 법관에 의한 사전ㆍ사후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 수사기관이 그런 절차를 지키지 않고 피고인으로부터 혈액을 채취했으므로, 이런 강제채혈은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오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58%로 산출한 예비적 공소사실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에 관해 함께 마셨던 지인의 진술과 피고인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음에도 수사기관이 사고 후 10개월이 지나서야 지인들의 대질조사를 통해 피고인이 마신 소주의 양을 특정하고 거기에서 지인들이 마셨다고 주장하는 소주 5잔을 뺀 나머지를 모두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으로 확정한 것은 위드마크 공식 적용의 전제되는 음주량에 관해 엄격한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사고 차량에 동승했던 서OO씨는 지난해 8월7일 경찰에서 셋이서 소주 2병을 나눠 마셨는데 자신은 소주 1잔, 오씨가 반병 정도 마셨고 김OO씨가 술을 많이 마셨다고 진술했다.
한편 오씨는 당시 소주 1~2잔을 마시고 나왔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사고 이후 10개월이 지난 올 5월6일에서야 서씨와 김씨에 대한 대질조사를 통해 오씨가 마신 소주의 양을 특정한 다음 이들이 마셨다고 주장하는 소주 5잔을 뺀 나머지 327㎖를 모두 오씨가 마신 것으로 확정했다.
영장 없는 강제채혈은 위법…음주운전 처벌 못해
대구지법 “강제채혈하려면 법관에 의한 사전ㆍ사후 영장을 발부받아야” 기사입력:2009-10-06 13: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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