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살해한 우울증 주부 징역 8년 선처

창원지법 “평생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인 점 등 참작” 기사입력:2009-09-26 17:55:44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어린 두 아들을 쓰레기봉투로 뒤집어씌워 살해한 30대 주부에게 법원이 당시 심한 우울증이 있었던 점 등을 참작해 검찰의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훨씬 낮은 징역 8년을 선고하며 선처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35, 여)씨는 2003년 직장후배 B씨로부터 결혼자금으로 1350만원을 빌린 후 이자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던 중 지난해 10월 이자를 포함해 2500만원을 갚기로 차용증을 써 줬다.

당시 A씨는 친동생으로부터 빌린 1000만원이 있었고,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금도 1050만원이 됐다. 그런데 B씨로부터 채무 변제 독촉을 받고 이를 남편이 알게 돼 서로 다투는 등 사이가 멀어졌다.

지난 4월 A씨는 B씨로부터 전화로 채무 변제 독촉을 받자 갑자기 자살을 해야겠다는 충동을 느끼고 유서를 쓰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남편이 도와주지 않자, A씨는 자살을 결심했다. 이때 만약 자신이 죽으면 두 아이(4세, 2세)를 돌봐줄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을 먼저 죽인 다음 자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A씨는 지난 4월2일 두 아들의 얼굴에 잇따라 비닐봉투를 뒤집어씌워 질식으로 숨지게 했는데, A씨는 범행 직후 이미 숨진 아들들을 자신의 양옆에 가지런히 눕힌 다음 자신의 손목을 흉기로 긋고 자살을 시도했다가 정신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결국 A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창원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A씨에게 “범행 당시 심한 우울증의 영향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8년을 선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어머니로서 아직 4세, 2세밖에 되지 않은 두 아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들을 순차로 살해한 점에서 인륜에 반하는 행위인데다가 범행결과가 너무나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는 분명 부모와는 독립된 인격체이고 생명은 인간 존엄성의 근본이 되는 고귀한 가치로서 누구의 소유나 처분에 따를 수 없고, 설령 부모라 하더라도 무고한 자녀의 생명을 임의로 거둘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나아가 피해자들은 어린 나이에 자신의 삶을 제대로 꽃피워보지도 못한 채 피고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된 점, 피고인은 숨을 쉬지 못해 괴로워하는 어린 피해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살해의 범의를 포기하지 않고 차례로 모두 살해한 점 등을 종합하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장기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채권자로부터 시달려왔음에도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도 거절당하자 절망감과 우울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극단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평소 피해자들을 극진히 사랑했고, 범행 직후 자신의 손으로 피해자들의 목숨을 거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목을 매거나 흉기로 손목을 베어 자살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정신적 혼란에 빠져있었던 점은 양형 참작사유”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죽음으로 이미 누구보다도 큰 괴로움을 겪고 있으며 평생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인 점, 범행 직후부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남편이자 피해자들의 아버지가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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