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비 어미도 없냐”는 말은 모욕죄 안 돼

1심 벌금 70만원…항소심 “연장자로서 꾸짖은 것에 불과” 기사입력:2009-09-15 13:19:2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너는 부모도 없느냐’는 정도의 표현은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평택시 한 원룸 건물주인 김OO(61)씨는 지난해 4월2일 세입자인 A(33)씨의 현관문 앞에서 “욕실 수도를 계속 틀어 놓아 수도세가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계량기 확인을 위해 문을 열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A씨가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다툼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화가 난 김씨는 A씨에게 “야, 이 꼴통XX야, 너는 아비 어미도 없냐. 방에서 반드시 내쫓고 말거다”라고 욕설을 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모욕죄로 기소됐고, 1심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2월 김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수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유죄 판결을 내린 1심을 깨고,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어떤 말이 특히 모욕적인 표현을 포함하는 판단 또는 의견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경우에도 그 시대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춰 그 표현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형법 제20조에 의해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너는 부모도 없느냐’는 표현으로 인해 A씨의 기분이 다소 상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 막연해 그것만으로 곧바로 A씨의 명예감정을 해하는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건물주인 피고인이 수도요금이 과하게 많이 나오자 수도를 불필요하게 계속 틀어 놓은 것으로 의심되는 임차인 A씨에게 수도계량기의 확인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 점 등에서 피고인이 연장자로서 A씨의 불손한 태도를 꾸짖은 것에 불과해 그러한 언사는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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