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팔면서 호주산도 함께 쓰면 허위표시 처벌

송중호 판사,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 음식점업주 벌금 300만원 기사입력:2009-09-11 14:57:4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미국산 쇠고기를 메뉴판에 ‘호주산, 미국산’이라고 병기(倂記)해 판매한 음식점 주인에게 법원이 원산지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A음식점을 운영하는 이OO(49)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1040kg을 판매하면서 메뉴판에 ‘양념갈비(호주산, 미국산)’라고 표기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이로 인해 이씨는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수원지법 형사6단독 송중호 판사는 지난 8월31일 이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송 판사는 판결문에서 “농산물품질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산지 표시를 거짓으로 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는 행위’라 함은 거래상대방이 실제로 원산지를 오인할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평균인의 주의력을 기준으로 거래관념상 원산지를 다르게 인식할 위험성이 있는 표시를 하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혼동을 일으키는 표시에는 축산물의 원산지에 관해 혼동을 일으킬 만한 암시적ㆍ간접적인 표시를 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이 사건처럼 ‘양념 갈비(호주산, 미국산)’이라고 병기할 경우 보통 사람이라면 피고인 운영의 식당에서 미국과 호주 두 곳에서 수입된 소고기를 섞어서 양념갈비로 판다고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원산지가 미국산인지 호주산인지 물어보지 않는 손님 외에는 일반적인 주의로 메뉴를 선택하는 손님의 경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양념 쇠갈비가 ‘미국산’뿐이라고 쉽게 인식할 수 없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양념 갈비 소고기에 대한 원산지 표시는 전체적으로 평균인의 주의력을 기준으로 거래관념상 원산지를 다르게 인식할 위험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송 판사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을 고려해 보면 처벌의 필요성이 없지는 않으나, 위 처벌규정의 입법취지가 주로 국내 축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외국산 축산물의 국내산으로의 둔갑판매를 방지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내산 쇠고기 수요를 확충하는 것에 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이러한 처벌규정의 주된 입법취지와 상관이 없는 점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씨는 법정에서 “미국산 양념 갈비를 팔면서 메뉴판에 호주산 외에 미국산을 병기했고, 미국산을 호주산으로 속여 판매하지 않았으며, 지난 2월19일에는 호주산 갈비 68㎏을 실제로 구입한 일도 있었으므로 원산지를 속여 판 것은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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