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초등생에 공기총 살인범 무기징역

광주지법 “수형기간 동안 참회하고 잘못 반성할 시간 가져라” 기사입력:2009-09-09 16:26:1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가 차량으로 들이받은 초등학생을 승합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공기총으로 살해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계곡에 버린 40대 살인범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당시 언론에 집중보도 될 정도로 충격을 줬던 사건. 한편, 11회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이 살인범은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OO(48)씨는 지난 6월4일 오후 8시 30분께 광주 북구 일곡동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7% 상태로 승합차를 운전해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9)군을 들이받았다.

이어 A군을 승합차에 태워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MRI촬영이 불가능하다는 말에 병원을 나온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지자 이씨는 A군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승합차에 태워 전남 담양군 고서면 방면으로 도주했다.

이에 A군이 수회에 걸쳐 살려달라고 했으나, 이씨는 평소 차량에 싣고 다니던 공기총으로 머리와 가슴 등 모두 6발을 쏴 살해했다. 그런 다음 사체를 싣고 살해 장소로부터 19km 떨어진 담양군 남면의 한 계곡으로 가 버렸다.

결국 이씨는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구길선 부장판사)는 지난 8월25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것에 대해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 동기에 특히 비난할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를 주먹과 둔기로 때려 반항을 억압한 다음, 갖고 다니던 공기총으로 머리와 가슴 등 6발을 쏴 살해하는 등 범행수법 또한 잔혹하기 이를 데 없으며, 9세에 불과한 피해자를 상대로 계획적이고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고, 피해자는 9세에 불과해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인생의 행복을 만끽해야 할 시기에 참변을 당했다는 점에서 더욱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피해자 유족들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아들을 잃음으로써 받은 정신적 충격은 어떤 것으로도 치유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재판부는 “한편 피고인은 범행 후에도 평소와 같이 생활했고, 자신을 의심하는 내연녀에게 크게 화를 내며 거짓말을 둘러댔고, 내연녀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후 경찰수사 초기에는 교통사고로 숨지게 했다고 변명하다가, 물증들이 발견되자 비로소 변명을 번복하고 자백하는 등 범행 후부터 초동 수사단계까지 보인 피고인의 태도를 보면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피해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고, 또한 유족들은 법정에 출석하거나 서면으로 수차례에 걸쳐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필요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형은 인간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로서 문명국가의 이성적인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범행을 시인하면서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수감생활 중 기독교에 귀의해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참회하면서 지내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면 사형에 처하기 보다는 수형기간 동안 소중한 생명을 잃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참회하고 잘못을 반성할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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