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삼보일배(세 걸음 걷고 한번 절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불교 수행법) 행진이 다른 사람들의 통행에 다소 불편을 초래하더라도 사회상규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시위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법원노조의 삼보일배 장면이며,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간부인 남OO(58)씨는 2005년 5월23일 1시경 울산건설플랜트의 노조원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임단협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후 마로니에 공원부터 인근 국제협력단 건물까지 2차선 도로를 점거하면서 ‘삼보일배’ 행진을 벌였다.
당시 집회에는 700여명이 모였고, 삼보일배에 참여한 인원은 100여명이었고, 나머지는 그 뒤를 천천히 따라 걷는 방식으로 약 30분 동안 50m 정도 행진하던 중 경찰이 ‘미신고 집회’로 간주하고 삼보일배를 막으면서 중단됐다.
이후 남씨 등 간부 8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준민 판사는 2006년 11월 이들에게 각각 벌금 50만원씩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당시 이루어진 삼보일배 행진의 경위, 행진 시간, 행진 경로, 행진 방법 등에 비춰 볼 때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의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임종헌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도로교통법 위반 부분만 유죄로 판단해 이들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각각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차도의 통행방법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신고하지도 않았고, 삼보일보 행진은 약 700여명이 이동하는 중에 100여명이 30분간에 걸쳐 편도 2차로를 모두 차지하고 이루어진 점 등 삼보일배 행진의 구체적 경위, 규모, 시간과 그로 인해 교통소통에 초래된 영향 등에 비춰 볼 때 집회신고의 범위를 일탈한 것이고,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등의 요건을 충족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삼보일배 행진을 벌인 이들에게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이 삼보일배 행진을 저지하기 전까지 집회가 어떠한 폭력성도 보이지 않았고, 삼보일배는 통상적인 행진에 비해 다소 진행속도가 느려져 다른 사람들의 통행의 불편이 오래 지속된다는 점은 있으나, 삼보일배 행진이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폭력성을 내포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위주최자나 참가자들이 시위방법의 하나로서 삼보일배의 방식으로 행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비록 집회가 참가단체 등에서 신고내용과 다소 달라진 면이 있더라도 삼보일배 행진이라는 시위방법은 시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범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다소의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 불과하다고 보여 피고인들의 삼보일배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삼보일배 행진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니 이는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 통행 불편 줘도 ‘삼보일보’는 정당한 시위
“삼보일배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 조각” 기사입력:2009-07-28 18: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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