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 시상식 후 규칙위반 이유로 취소는 부당

대구지법 “신의칙에도 반하는 행위로 허용될 수 없어” 기사입력:2009-07-25 16:18:02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골프장이 회원친선골프대회의 시상식까지 마치고 5일이나 지나 새삼스레 경기 중의 규칙위반을 이유로 상품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이OO(63)씨는 작년 9월28일 경북의 한 골프장이 주최한 회원친선골프대회에 참가해 동코스 16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그런데 골프대회에 참가한 회원이 골프장 남코스 15번홀이나 동코스 16번홀에서 ‘홀인원’ 할 경우, 골프장에서 그 회원에게 시가 3540만원 상당의 외제 승용차를 주기로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에 골프장 측은 시상식에서 홀인원한 이씨에게 ‘회원친선골프대회 홀인원상 혼다 CR-V'라고 기재된 커다란 상패를 수여하는 방법으로 홀인원상을 수여했으나, 5일 뒤 이씨가 경기규칙을 어겼다며 승용차 지급을 거부했다.

골프장은 대회 당시 프런트와 식당 입구에 “‘실버티(시니어티)’는 70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다는 로컬룰을 공지했음에도 63세인 이씨가 규칙을 어기고 실버티에서 플레이해 규칙을 어겼다”고 주장하며 이씨가 경기규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골프장은 “골프규칙이나 골프경기의 기본 정신에 비춰 홀에 따라 티잉그라운드를 옮겨 다닐 수 없음에도 다른 홀에서는 레귤러티를 사용한 이씨가 16번홀에서만 실버티를 사용했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이씨는 실격 처리돼야 하기 때문에 골프대회의 홀인원상을 수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씨는 “골프대회 당시 로컬룰이 게시된 적이 없고, 경기 당시 골프장 캐디나 이벤트행사 업체의 파견직원이 실버티 사용에 관한 질문에 긍정하는 대답을 했고, 골프장 다른 직원이나 경기위원들도 홀인원을 인정해 축하행사와 함께 홀인원상 시상식까지 모두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 5일 후에 뒤늦게 규칙위반을 문제 삼는 것은 이유 없을 뿐만 아니라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반박했다.

대구지법 민사15단독 김태현 판사는 최근 이씨가 골프장을 상대로 낸 경품인 자동차에 대한 소유권이전등록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설령 원고의 행위가 골프대회 규칙을 위반했더라도, 대회 종료 후 아무런 이의 없이 경기결과를 발표하고 원고에게 홀인원상을 시상한 피고는 골프규칙이나 신의칙상 더 이상 원고의 행위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구나 이 사건 골프대회는 회원들 사이의 친선경기에 불과해 프로대회에서와 같은 정도의 엄격한 룰 적용을 전제로 하기는 어렵고, 이는 피고 스스로 프런트나 식당 게시판의 게시만으로 로컬룰이 성립한다고 주장하는 데서도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이 사건 골프대회에도 적용된 대한골프협회 골프규칙에는 ‘경기자가 실격에 해당하는 규칙을 위반한 것을 알고 있었던 경우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경기경기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에는 벌(페널티)을 부과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원고가 실격사유에 해당함을 알고도 16번홀 실버티에서 플레이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시상식 후 5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새삼 그 주장과 같은 사유로 스스로 발표한 경기결과 및 시상식 내용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행위로 허용될 수 없다”며 따라서 “골프장은 그 회원에게 홀인원상 상품인 자동차 1대 또는 그 가액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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