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만삭에 가까운 산모가 복무 통증을 호소하는데도 장염으로 판단한 의료진의 과실로 태아가 사망했더라도 산모에 대한 상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국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된 의사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학병원 산부인과 수련의(레지던트) 2년차였던 이OO(37,여)씨는 2006년 5월11일 오후 11시경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임신 32주로서 6월30일 분만예정인 산모(28)가 복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찾아오자 간단한 내진과 초음파 검사를 했다. 당시 산모는 만삭에 가까웠다.
그런데 이씨는 하혈이 발견되지 않고, 산모가 2시간 전에 자장면을 먹고 나서 구토를 하고 설사를 하면서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장염으로 판단하고, 정밀 검사를 하지 않은 채 불과 20분 만에 내과 전공의였던 강OO(36)씨에게 보냈다.
강씨는 이씨의 조언을 받아 산모에게 진통제 및 위장약과 구토약을 처방했다. 하지만 산모는 계속 복부 통증을 호소하다가 다음날 오전 6시40분께 질에서 하혈이 나오며 뱃속에 있던 태아는 결국 태반조기박리로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이씨와 강씨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심인 청주지법 형사3단독 남재현 판사는 2007년 12월 레지던트 이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레지던트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남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만삭에 가까운 산모이고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가 태아와 연관됐을 개연성이 높은 복부이며, 피해자가 복부 통증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요청할 정도의 통증이어서 태아에게 특이징후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씨는 의사로서 피해자의 동태를 지속적으로 점검 및 확인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과실로 태아를 사망케 하는 상해를 입게 했다”고 밝혔다.
항소심인 청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석동규 부장판사)는 지난 1월 1심 판결을 깨고, 이씨와 강씨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의사 이씨와 강씨에게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청주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 형법은 태아를 임산부 신체의 일부로 보거나, 낙태행위가 낙태죄와는 별개로 임산부에 대한 ‘상해죄’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해석된다”며 “따라서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가 임산부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는 것이라거나 태아의 사망으로 인해 태아를 양육, 출산하는 임산부의 생리적 기능이 침해돼 임산부에 대한 상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아의 사망이 산모에 대한 상해가 된다고 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는 태아와 모체의 관계 또는 상해의 개념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과실로 태아사망…상해죄로 처벌 못해
대법,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2명 사실상 무죄 기사입력:2009-07-21 1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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