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동호회 축구시합 중 숨져도 공무상재해

대법, 원고 패소 판결한 항소심 판결 뒤집고 유족 손 들어줘 기사입력:2009-07-20 11:10:1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상부에서 동호회 참여를 독려하고 참가실적을 근무성적평정에 반영하는 등 동호회 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면 경찰서 축구동호 경기를 하던 중 사망한 경우 ‘공무상 재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찰공무원이던 박OO씨는 2004년 6월12일 토요일 오후 경기도의 K경찰서 동호회 주최 축구시합에 참여했다가 전반전 25분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돌연성 심상자’로 사망했다.

이에 박씨의 유족은 “경찰서장이 상급기관의 지침에 따라 동호회 활동에 적극 참가하도록 지시했고, 나아가 경찰공무원 승진임용규정 등에 따라 동호회 활동내용을 근무평정에 반영하기도 했으므로 망인이 참가한 축구동호회 활동은 공무수행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과 항소심은 박씨의 부인 정OO(38)씨와 자녀들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인 서울고법 제10특별부(재판장 김종백 부장판사)는 2007년 3월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경찰업무의 특성상 체력단련이 필요해 경찰서장도 직원들에게 동호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가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보이나, 경찰서 내에 10개의 동호회가 조직돼 있고 동호회 가입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맡겨져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찰공무원 승진임용규정 시행규칙에 무도훈련 월 2회 이상 참석자는 당월 체력단련동호회 참석으로 인정한다고 규정돼 있어 무도훈련으로 동호회 활동을 대체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 축구시합 참가가 의무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비록 경찰서장이 직장 내 동호회 활성화를 목적으로 동호회 활동결과를 근무평정에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동호회 활동을 공무수행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지난 9일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공무원이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돼 있지 않은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했더라도 행사의 주최자나 목적, 내용, 참가인원과 강제성 여부, 비용부담 등의 사정에 비춰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때에는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사망’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할 지방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이 직원들에게 동호회 활동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체력단련 관련 동호회 참가실적을 근무성정평정에 반영한 점 등에 비춰 보면, 경찰서 축구동호회가 주최한 축구시합의 전반적인 과정이 소속기관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망인이 축구시합에 참가했다가 격렬한 운동도 그 유발원인이 될 수 있는 돌연성 심장사로 사망한 것은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원심은 망인의 사망이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판단에는 공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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