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결혼했어도 실제로 혼인생활하면 ‘부부’

인천지법, 위장결혼으로 입국한 조선족 여성 국내 체류기간 연장 기사입력:2009-07-17 14:20:30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법원이 위장결혼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조선족 여성에게 관용을 베풀었다. 비록 위장결혼을 통해 입국했어도 이후 실제로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며 부부로 살아왔다면 국내체류자격을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

중국 출신의 조선족 A(47,여)씨는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2003년 10월 한국인 B씨와 혼인할 의사가 없으면서 허위로 혼인신고를 한 다음 2004년 5월 혼인동거 자격으로 입국했으나, 2005년 11월 수사기관에서 위장결혼으로 들통나 조사를 받게 됐다.

이때 A씨는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위장결혼 브로커의 소개를 통해 위장결혼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B씨가 착하고 잘 해줘 입국한 이후로 현재까지 함께 살면서 실질적인 혼인생활을 하며 ‘부부’로 살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A씨는 위장결혼으로 인해 재판을 받게 됐는데, 법원은 A씨가 위장결혼을 통해 입국했지만 B씨와 사실상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형사문제가 제기되자 B씨는 결혼을 앞둔 아들에게 A씨를 “새어머니가 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재판을 받을 당시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아들은 “진심으로 새어머니로 맞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원고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원고를 만나 마음의 안식을 찾은 모습이 아들로서 너무 보기 좋았고, 가족의 평화가 유지됐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A씨는 국내 체류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작년 9월 출입국관리소에 체류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출입국관리소는 “위장결혼을 했으므로 강제출국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불허하면서 한달 뒤까지 출국할 것을 통보했다.

이에 A씨는 “B씨와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에 해당하는 점 등에서 불허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조일영 부장판사)도 최근 조선족 A씨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낸 체류기간연장불허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원고가 B씨와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하게 됐다고 할지라도, 한국에 입국하면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B씨와 사실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면서 동거하고 있고, B씨의 아들도 원고를 어머니로 여기고 살고 있는 등 실질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원고가 허위의 혼인신고로 입국해 출입국관리 업무에 혼선을 일으키는 등의 잘못을 저질렀지만 현재는 B씨와 유효한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점, B씨의 아들도 아버지와 원고가 혼인생활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점, 만약 원고의 체류기간연장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출국할 경우 원고와 B씨가 현재까지 이루어왔던 혼인생활이 파탄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원고가 재입국 해 혼인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경제적·정신적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런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위장결혼을 했다는 사유로 체류기간연장을 거부하고 출국을 명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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