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전투경찰 생활 중에 고참들의 구타로 입대 6개월만에 정신분열증에 걸렸다면 이는 가혹행위에 따른 정신적 충격과 부대적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국가유공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학생이던 이OO(28)씨는 2000년 5월 경기지방경찰청 모 중대에서 의경으로 복무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집에 가고 싶다”고 하면서 우는 등 부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씨는 상급자로부터 사소한 문제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고, 심지어 2000년 9월에는 파출소 관내 방범근무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급자로부터 발로 복무를, 주먹으로 얼굴을 구타당하는 등 가혹행위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이씨를 폭행한 고참들은 영창을 갔다.
이후 이씨는 불안하고 무섭고 어지러우며 집중이 안 되는 증상을 호소해 2000년 10월 진료를 받았는데 증신분열증 소견에 따라 국립경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치료 당시 병원은 이씨가 자대배치 이야기만 꺼내면 울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단체행동을 하기 힘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고립돼 엉뚱한 행동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정신분열성 인격장애, 적응장애 진단을 내렸다.
이씨는 결국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2001년 3월 의병전역했다.
이후 이씨는 지난해 5월 “군 입대 전에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적이 전혀 없이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군복무 중 부대 선임병 4명으로부터 구타당하는 등으로 인해 정신분열증이 발병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대구지방보훈청은 “전의경 자체사고 현황상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복부를 1∼2회 구타한 것 외에 특이 외상력에 관한 기록이 없어 구타사실만으로 정신질환을 발병시킬 정도는 아니다”며 거부했다.
이에 이씨는 대구보훈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요건 비해당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냈고, 대구지법 행정단독 김각연 판사는 최근 이씨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군 입대 전 대학 1학년을 마친 학생으로서 정상적으로 학업에 임했고 별다른 정신질환 증세가 없었으며, 평소 온순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성격인 원고가 입대 후 집회 및 시위대기 등의 상황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긴장이 되고, 계급에 따라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지는 상하 위계질서, 엄격한 규율 및 통제, 폐쇄적인 단체생활 등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가 복무하는 기동중대에서는 의무경찰생활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서 면담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원고가 선임자들로부터는 지속적으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의무경찰 복무를 계속했고 그 과정에서 입대 후 6개월만에 정신분열증이 발병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의 정신분열증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원고가 입대 후 의무경찰 대원으로서 기동중대의 집단적인 영내생활을 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선임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구타와 가혹행위를 받은 데에 대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정신질환적 소인이 악화돼 비로소 발병하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의 군 복무와 정신분열증 발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국가유공자 거부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전경 복무 중 고참 구타로 정신병…국가유공자
김각연 판사 “부대적응 스트레스와 고참들 가혹행위가 원인” 기사입력:2009-07-16 2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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