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폭력가해자로 착각 살인미수…법원 선처

대구고법 “살인미수 사건 이례적 집행유예…피해자가 선처 호소” 기사입력:2009-07-15 15:46:04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술집에서 다른 손님들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하자 자신의 친구를 폭력가해자로 오인해 흉기로 살해하려다 중상을 입혀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에게 항소심 법원이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OO(29)씨는 지난 2월13일 새벽 5시경 구미시 인의동에 있는 칵테일바에서 친구인 김OO씨와 술을 마시던 중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일행 3명과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하자 화가 나 술김에 그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박씨는 주차해 둔 차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칵테일바 앞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친구 김씨를 자신을 폭행한 일행 중 1명으로 착각해 흉기로 김씨의 허벅지와 복부를 찌르고, 또 도망가는 김씨를 뒤따라가 바닥에 넘어진 김씨의 배 위에 올라 타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려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박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부(재판장 최월영 부장판사)는 지난 4월 박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박씨가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대구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임종헌 부장판사)는 지난 2일 박씨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흉기로 친구인 피해자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서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도 중한 점 등에 비춰 보면 피고인을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친구인 피해자를 자신을 폭행한 남자들 중 1명으로 오인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더군다나 피해자는 거듭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면 1심 형량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구고법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절친한 친구사이이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해 시종 일관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및 범행 경위 등을 고려해 살인미수 사건에서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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