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장 “사법제도 국민입장서 개선돼야”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법원 시각만 아닌지 뒤돌아 볼 필요 있다” 기사입력:2009-07-06 12:56:3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모든 사법제도는 법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재판받기 원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만들어지고 개선돼야 한다”

지난 1일 취임한 박일환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사법제도개선에 대한 최근의 논의가 법원의 시각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먼저 법원구성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박 처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는 법정 중심의 재판 구현, 불구속 재판의 원칙 확립 등 재판과 관련된 분야 뿐 아니라 종합민원실 설치, 원스톱 민원처리절차 도입 등 민원서비스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그 과정에서 여러분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났고, 그로 인해 많은 분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하지만 국민들이 사법부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만족할 때까지 우리는 멈출 수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저는 가급적 여러분이 자긍심을 지니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행정처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박 처장은 최근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지금 우리는 재판의 독립과 관련된 사법행정상의 여러 제도를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며 “재판을 진행함에 있어 법관의 독립과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야 하고, 또한 재판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제도는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법원구성원은 누구나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하지만, 법원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라며 “법원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더라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설령 만들어진다 한들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법관과 직원들이 바라보는 법원행정처는 우리가 생각하는 법원행정처의 모습과 사뭇 다를지도 모른다”며 “법원행정처는 각급 법원에서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과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곳인 만큼 각급 법원구성원들이 토로하는 고충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고 고민을 나누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법원행정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처장은 “국민은 법관이 자신들의 목소리에 직접 귀 기울여 주기를 바라고 있고, 공개된 법정에서 진행되는 공정하고도 투명한 절차를 통해 정의가 실현되기를 열망하고 있다”며 “우리가 그동안 이루기 위해 노력해 온 법정 중심의 재판방식도 이러한 국민의 욕구를 밑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 중 영화관이나 극장의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적은 수의 극장에서 한꺼번에 많은 관객을 수용하던 대극장의 시대에서, 관객과 가까운 곳에 있는 다수의 극장에서 온라인 예매제도 등을 통해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극장의 시대로 변화된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의 과거 사법제도도 그 당시의 사회경제적 여건 하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지는 것이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외국 사법제도를 접한 국민들의 의식이 선진화됨에 따라 변화를 요구받게 된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 과정은 부득불 법원가족의 더 큰 희생과 많은 노력을 요구할 것이고, 외부로부터의 저항과 도전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실현을 통해서만이 사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 스스로의 힘과 의지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는 한 모든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박 처장은 “우리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는데 상대방의 의견이 항상 틀린 것이 아니며, 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니, 항상 서로 양보하고 서로의 입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만 한다”며 “그러한 과정에서 쌓인 작은 선의와 신뢰가, 사법부와 그 안에 몸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고 요새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저도 여러분께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구성원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직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사법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감에 있어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을 듣고 수렴된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또한 여러분이 업무를 하면서 힘들거나 피곤할 때는 언제든지 찾아와 조력과 위안을 구할 수 있는 법원행정처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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