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처는 살해…처형은 중상 입힌 30대 엄벌

고양지원 “징역 12년…평생 씻기 어려운 고통 안겨 줘” 기사입력:2009-06-26 15:14:06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중국으로 탈북한 후 한국으로 망명한 부인이 이혼을 요구하자 순간적으로 격분해 처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처형에게는 중상을 입힌 30대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중국 국적인 A(38)씨는 북한 주민 출신으로 1999년 중국으로 탈출한 B(30,여)씨와 혼인한 이후 2002년 9월 한국에 밀입국한 불법체류자였다.

이후 B(30,여)씨는 2007년 10월 망명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고, B씨의 친언니 C(39,여)씨도 지난해 9월 망명해 현재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한 A씨는 B씨와 국내에서 가정을 꾸린 이후 중국에 있는 딸을 데리고 올 생각이어서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했으나, 지난해부터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니고 수시로 이혼을 요구하는 등 부부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지 않아 불만을 갖고 있었다.

또한 동생을 달래서 자신과 잘 살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라, 헤어지게 하려는 처형 C씨에게도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20일 A씨는 경기도 파주시 자신의 집에서 B씨가 강하게 이혼을 요구하자, “이혼하기에 앞서 당신을 국내로 밀입국시키기 위해 지출한 800만원을 포함해 1000만원을 내 놓으라”고 큰 소리로 요구했다.

마침 자신의 집에 와 있던 처형인 C씨가 다투는 소리를 듣고 A씨에게 “참 쩨쩨하다. 곧 정착금이 나오는 대로 1000만원을 마련해 주겠다”고 화를 내며 각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돈을 주겠다는 각서가 다 작성되지 않았음에도 A씨가 자리를 뜨려고 해 C씨가 막아섰고, 이에 자신을 너무 무시한다는 생각에 극심한 모멸감을 느낀 A씨는 순간적으로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갖고 있던 흉기로 처형인 C씨의 복부 등 4회 찔렀다. 다행히 C씨는 도망가는 바람에 큰 화는 면했다.

하지만 A씨를 말리던 B씨는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러 과다 출혈에 의한 쇼크로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A씨는 살인,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인 생명을 빼앗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북한에서의 억압된 생활 및 중국에서의 도피생활을 거쳐 자유로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새출발하려는 피해자들에게 범행을 저질러 B씨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겨 주었고, C씨에게는 중상을 입혔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유일한 형제를 잃게 함으로써 평생 씻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 준 점에서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남편으로서 애정을 갖고 피해자가 중국에서 다시 북송됐을 때도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다시 북한을 탈출할 수 있도록 했고, 피고인 또한 배우자를 살해했다는 회한과 자책감으로 큰 고통을 느끼고 있고, 범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참작 사유에 해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계속해 혼인생활을 유지하려고 설득하는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이 헤어질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범행 경위도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현재 피고인과 피해자 B씨 사이에 나이 어린 자녀가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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