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비록 경찰관의 위법한 직무집행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도, 파이프를 휘두르고 돌멩이를 던지는 등 폭력의 정도가 과격했다면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김OO(43)씨와 박OO(35)씨는 2007년 11월1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2007 범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앞 도로에서 대학생 및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회원 등 800명과 함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상경하려했다.
그런데 경찰이 상경을 봉쇄하자, 김씨와 박씨를 비롯한 참가자 200여명은 버스에서 내려 경찰들을 향해 PVC파이프를 휘두르거나 돌멩이를 던지고, 진압방패와 채증장비를 빼앗고,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경찰버스 유리창 등을 부수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씨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장차 다른 곳에서 위법한 집회 시위가 개최될 것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시위참가자들의 출발 또는 이동하는 행위를 함부로 제지하는 것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의 범위를 명백히 넘어서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경찰관들의 상경 봉쇄는 적법한 직무집행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참가자들이 경찰관들에게 과격한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비록 경찰관들의 위법한 상경 제지 행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다른 시위참가자들과 공동으로 경찰관들을 때리고 진압방패와 채증장비를 빼앗는 등의 폭행행위를 한 것은 소극적인 방어행위를 넘어서 공격의 의사를 포함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긴급하고 불가피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이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나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라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으니,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정당행위 또는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소심인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경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상경 집회를 원천 봉쇄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씨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경찰관들의 위법한 상경 제지 행위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과 밀고 당기는 등의 몸싸움을 하면서 폭행을 가한 것은 신체 등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거나, 경찰관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인 방어행위로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불법 직무집행 대항도 경찰관 폭행 심하면 처벌
대법, 정당방위라고 판단해 무죄 선고한 항소심 판결 파기환송 기사입력:2009-06-22 09: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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