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 소개해준 제수씨 살해범 항소심도 무기징역

대구고법 “아내 잃은 동생도 세상과 격리 강력히 요구해” 기사입력:2009-05-26 16:45:39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사소한 동기로 친동생의 아내에게 앙심을 품고 빨랫줄과 고무장갑을 준비해 계획적으로 제수를 살해한 피고인에게 항소심 법원도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엄벌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00년 극심한 가정불화로 전처와 이혼하고, 2004년 8월 자신의 동생의 처 B(33,조선족)씨가 소개시켜 준 조선족 여성 C씨와 재혼했다.

이후 한동안 부부사이가 좋았으나 A씨는 C씨의 딸을 입적시켜 키우는데도, C씨가 자신이 직장에서 번 돈을 따로 관리하고 시댁 식구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처가 자신의 친척을 한국 남성에게 소개시켜 준 후 A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소개비를 받자 부부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게 됐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처가 자신과 위장결혼을 했고, 제수인 B씨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C씨를 소개시켜줬다고 의심하게 됐다. 또한 B씨가 시어머니 부양을 소홀히 하고 시어머니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는데 불만을 품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5월 C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 6월에는 C씨가 일하는 공장에 찾아가 폭행하는 한편 B씨를 찾아가 “왜 위장결혼을 시켰냐”고 수차례 따졌다.

그러나 A씨는 C씨 폭행사건으로 보호관찰 결정을 받고, 법원으로부터 위자료부터 1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까지 받자, C씨를 소개시켜 준 B씨에 대한 앙심은 깊어갔다.

급기야 지난해 12월10일 자신의 집에 보호관찰관이 찾아와 C씨를 찾고 집안을 둘러보자 A씨는 B씨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급기야 A씨는 빨래줄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해 곧바로 B씨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

이때 우연히 만난 것처럼 속인 A씨는 자신의 승용차에 B씨를 태우고 인근 국도변으로 데려가 따지다가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B씨의 목에 빨랫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범행 뒤 A씨는 도피생활을 하다가 12월14일 내연녀를 만나던 중 추적하던 경찰에 발견됐고, 검거 과정에서 흉기를 들고 격렬하게 저항하다가 경찰관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결국 A씨는 살인,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고,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엄종규 부장판사)는 지난 3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조선족 여성 C씨와 재혼했으나 가정불화 등을 겪으면서 위장결혼을 한 것으로 의심해 C씨를 소개시켜 준 친동생의 처인 B씨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도 우발적으로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게다가 처를 잃게 된 피고인의 동생은 엄벌해 줄 것을 탄원하면서 남은 가족을 위해 피고인을 세상과 격리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 후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도주하다가 경찰에 발각되자 체포를 면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해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행은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감으로써 피해자의 유족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준 반인륜적인 범죄로서 도저히 용서될 수 없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는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그러자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대구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임종헌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제수에게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도구를 준비하고 피해자가 퇴근하기까지 기다렸다가 우연히 만난 것처럼 가장한 다음 자신의 차량에 태워 빨랫줄을 이용해 살해한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없고, 범행결과도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범행 후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도주하다가 경찰에 발각되자 체포를 면하기 위해 흉기를 사용해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하기까지 했고, 또한 자신의 처를 잃은 피고인의 동생은 남은 가족을 위해 피고인을 세상과 격리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같은 범행동기 및 수법,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1심이 선고한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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