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4명의 어린 자녀들을 엽기적으로 학대하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의사부부에게 항소심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43ㆍ여)씨는 2007년 3월24일 부산대학교 정문 앞 노상에서 큰딸(13)과 작은딸(9)이 고집을 부리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희들과는 인연이 다 됐으니 나가 살아라. 다시 들어오면 바다에 던져 죽여 버릴 것이다”라고 위협하면서 아이들을 그곳에 버려두고 갔다.
또 4월6일 A씨는 부산 금정구 자신의 집에서 세 살 된 막내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나무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려 멍이 들게 했고, 입술이 찢어지게 했으며 급성 출혈에 따른 빈혈 및 광대뼈 골절상 등을 입게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A씨는 5월4일 자신의 집에서 의사인 남편 B(46)씨와 함께 아들(7)과 둘째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빗자루 및 손과 발로 전신을 마구 때렸다.
심지어 A씨는 5월16일에는 자신의 집 거실에서 막내딸이 애완용 개를 괴롭혔음에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로 어린 딸의 팔과 다리를 7회 정도 긋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부부의 자녀 학대는 일주일에 2∼3회 정도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고, 이들의 계속되는 자녀 학대를 보다 못한 이웃들이 아동보호소에 신고했고, 아동보호소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결국 이들 부부는 아동복지법위반, 상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형사4단독 박준용 판사는 지난해 12월 A씨에게 징역 3년을, B씨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2007년 1월 부산지법 가정지원에서 아동학대 행위에 대해 보호처분 결정을 받았으나, 보호관찰 기간 중에 재차 아동학대 행위를 해 그해 6월 보호처분 결정이 취소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이 상습적으로 아동의 성장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ㆍ신체적 학대행위를 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항소심 “부모로서 자녀들을 잘 양육할 기회 한 번 더 줘”
그러자 이들 부부는 “자녀들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정도가 지나쳐 범행을 저지르게 된 점, B씨는 병원에서 근무 중이어서 일부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점, 자녀들이 선처를 바라며 같이 살고 싶다는 탄원을 하는 점, 범행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심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인 부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홍성주 부장판사)는 최근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법원은 또 이 부부에게 1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가정폭력방지교육 200시간을 수강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4~13세에 불과한 어린 자녀들을 대나무 빗자루나 손과 발로 구타해 상해를 가했을 뿐 아니라, A씨는 주방용 흉기로 가장 어린 딸(4)의 팔과 다리를 긋고 TV 리모컨으로 정수리를 내리쳐 상해를 가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의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로 말미암아 피해자들이 입었을 신체적ㆍ정신적 피해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불리한 정상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집행유예로 선처하며, 부모로서 자녀들을 잘 양육하는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먼저 “피고인들의 범행이 피해자들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된 행위라고는 보이지 않는 점, B씨는 산부인과를 운영해 자녀인 피해자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상황인 점, 피해자들이 아직 어린 나이로서 부모인 피고인들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아이들이 피고인들의 선처를 호소하며 피고인들과 같이 생활할 것을 희망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 “피고인들이 당심에 이르러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는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점, 여기에다 부모인 피고인들 외에 피해자들을 양육할 가족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자녀 4명 학대한 의사부부…항소심, 집행유예 선처
부산지법 “적개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점 등 참작…잘 양육해” 기사입력:2009-05-22 13: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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