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이용훈 대법원장이 ‘엄중경고’ 조치를 내리고 신영철 대법관은 “후회와 자책 금할 수 없다”며 반성과 사과를 표명했으나, 일선 법관들은 자진사퇴만이 사태수습의 해법이라며 ‘판사회의’를 여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치권은 어떻게 바라볼까.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은 줄곧 한목소리로 ‘사퇴’를 촉구한 반면 거대여당인 한나라당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좀처럼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자유선진당은 이 문제는 대법원에게 맡기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각 정당의 입장을 들여다봤다.
◆ 정세균 “신 대법관 용퇴 않는 건 사법부 두 번 죽이는 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4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보면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마지막까지 일말의 기대를 했었는데 참으로 실망스럽다. 제식구 감싸기를 벗어나지 못한 대법원장의 조치는 책임회피에 불과하고, 사법부의 권위가 땅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신 대법관이 아직도 용퇴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것은 사법부를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비굴하게 사는 길보다 그나마 명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민주당 “명예회복의 길마저 버리겠다면 탄핵소추검토 불가피”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이용훈 대법원장이 어제 신영철 대법관에게 엄중경고라는 사법사상 초유의 조치를 취했고, 신 대법관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은 꼭 필요한 알맹이만 빠진 껍데기 사과문이었다”고 폄훼했다.
김 대변인은 “이 부끄러운 사태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던 자진사퇴는 물론 대국민사과조차 담기지 않았다”며 “대법원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법관의 재판상 독립이 보장되도록 법관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제 이 말을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신 대법관이 사퇴하지 않는 한 사법부의 자정노력은 그 단초조차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김 대변인은 “신 대법관이 이번 사태를 통해 얻게 된 굴레와 낙인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아니 남은 일생 동안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짐이라고 말했지만, 그 굴레와 낙인은 사법부가 갖게 됐고 그 짐은 온 국민의 짐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 대법관의 태도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고 법관의 독립성과 사법부의 신뢰는 무슨 수로 회복하겠다는 것인지 앞이 캄캄할 뿐”이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나라가 어려워도 심지어 독재국가에서도 오직 하나 국민이 믿고 기댈 곳은 법관의 살아있는 양심뿐이었다”며 “그 희망마저 무너뜨린 장본인이 자리보전하겠다고 버티는 것은 양심도 염치도 없는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오늘 전국 판사회의가 강행되고, 많은 법조인들도 신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며 “무엇이 ‘사법부의 공정성’이라는 국민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길인지 거듭 생각하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 명예회복의 길마저 버리겠다면 탄핵소추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 민주노동당 “신영철 대법관, 국민적 탄핵운동으로 퇴진 전개”
이용훈 대법원장의 ‘엄중경고’에 대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고작 엄중경고에 그친 것에 대해 그야말로 유감이며, 사법부 자체의 정화능력에 근본적인 회의를 품게 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앞서 12일 신영철 대법관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우 대변인은 “대법원장은 재판의 독립성을 보장될 수 있도록 법관들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로만 밝힐 것이 아니라, (신 대법관을) 일벌백계하는 행동을 통해 사법부의 권위를 바로 세워야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동안 야당과 국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신 대법관에 대한 자진사퇴를 요구해 왔고, 사법부 내부에서조차 신 대법관의 퇴진을 촉구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수장이 윤리위와 동일하게 유감표명에 머문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사법부의 독립성이 종속성으로 바뀌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했다”며 “이 대법원장이 제살을 깎는 심정으로 신 대법관의 과오를 엄중히 물을 때에만 사법부의 기강이 바로 세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자정능력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탄핵운동으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퇴진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진보신당 노회찬 “야당 공동으로 탄핵소추 발의하자”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14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진보신당 대표단-실장단 워크숍에서 “야당의 공동행동으로 탄핵소추 발의가 가능하다”며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 등 현안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야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노 대표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엄중한 구두경고를 표명했고, 신 대법관은 겸허히 수용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덮고 넘어가는 식으로 마무리되려 하고 있다. 그렇다고 사태가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60% 이상이 신 대법관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법원의 독립성을 심대히 저해하는 일로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법원의 행정 수장이 법원 내부의 문제의식조차 수렴하지 못하고 사안에 대한 국민적인 여론도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법원의 독립성이 지속적으로 위협받을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노 대표는 “다음으로 이 문제는 사법부의 안정성을 저해한다. 대법원에 대한 사법적 불신, 대법관 기피가 일어날 수 있다”며 “법원 내부에서 대법원 수뇌부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 기류가 완강하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가 헌법적 권한을 동원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고 탄핵소추를 제안했다.
그는 “진상조사단이 법관의 독립성을 해치는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장은 징계위로 바로 넘기지 않고 공직자윤리위원회로 넘겼다”며 “진상조사단이 신 대법관이 직무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이는 탄핵소추의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공동행동으로 탄핵소추 발의가 가능하다”며 “이 자리에서 야당 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앞서 12일 ‘사법파동 자초하는 신영철 대법관과 대법원’이라는 논평을 통해 “신 대법관 사퇴 없이는 ‘불공정 사법부’의 오명 벗지 못할 것”이라고 사퇴를 촉구했었다.
◆ 자유선진당 “대법원장의 ‘엄중경고’는 나름대로 고뇌한 것”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이용훈 대법원장이 촛불재판 개입 논란에 휩싸였던 신영철 대법관에게 ‘엄중경고’ 조치를 내렸다”며 “이는 대법원 나름대로 고뇌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신 대법관과 관련된 단독판사들의 판사회의가 예정돼 있고, 야권에서는 신 대법관에 대한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신 대법관 사건은 사법부의 모든 구성원들이 그동안의 관행에 비춰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새로운 성찰과 자성의 이정표로 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차에 의해 대법원장 결정이 나온 이상 집단행동으로 비쳐지는 단독판사들의 모임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한 정치권이 정략적인 잣대로 신 대법관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는 이율배반”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따라서 신 대법관의 문제는 이미 대법원이 내린 결정에 맡기는 것이 사법부의 독립과 권위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들 “사퇴 않으면 탄핵”…한나라당은 침묵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공동으로 신영철 대법관 탄핵 추진할 듯 기사입력:2009-05-14 15: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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