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우 판사 “신 대법관 사직 않으면 ‘이메일 재판’ 오명”

사과와 사퇴 분별 못하는 신 대법관 도저히 납득 못해…대법원장도 실망 기사입력:2009-05-14 11:49:40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신영철 대법관께서 대법관직을 유지하면서 재판업무를 수행하는 한 전국의 모든 법관들이 매일 수행하는 재판 앞에 ‘이메일 재판’, ‘핸드폰 재판’이라는 오명이 항상 붙어 다닐 것입니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박재우 판사(사법연수원 34기)는 14일 법원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리고 “신 대법관님의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필요한 일”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 법관이 2번 글을 올린 경우를 빼면 박 판사의 주장은 법관으로서 16번째.

박 판사는 “어젯밤 운동 중에 발목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찢어진 발목 인대보다 이번 재판권침해 사태에 의해 찢겨지고 있는, 법관으로서의 양심과 자긍심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과 체념을 이제는 상식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를 국민 때문에 더 아프고 고통스럽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판사는 “(법관생활) 5년도 못 되는 짧은 경력이지만 법관의 업무라는 것이 항상 분별하고 판단해야 하는 업임을 매일 실감하고 있다”며 “진실과 거짓, 권리의 행사와 권한의 남용, 책임의 유무 및 그 질과 양을 분별해서, 단호하고도 결연한 태도로 판단해야 하는 업이 바로 법관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오늘 대법원장님과 신영철 대법관님, 두 분에게서 그와 같은 분별력 있는 모습을, 단호하고도 결연한 판단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재판의 내용이나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동과 사법행정권자의 지위에서 배당권한을 남용하고, 재판의 절차와 내용에 대해 개입하는, 재판권 침해행위를 분별하지 못하시는 대법원장님의 입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특히 “재판에 간섭하고 있다는 오해의 빌미를 제공하는 일과 배당권한을 남용하고, 핸드폰과 이메일을 동원해 재판에 간섭한 행위를 분별하지 못하는 신영철 대법관님. 무엇보다 사과해야 할 일과 사퇴해야 할 일을 분별하지 못하시는 신 대법관의 입장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통해 신 대법관께서 얻게 됐다는 굴레와 낙인은 신 대법관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법관과 법원직원들, 바로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짊어져야 할 굴레와 낙인”이라며 “이미 짊어지고 있고, 항상 짊어져야 할 굴레와 낙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판사는 “재판의 독립을 위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법관의 신분이 바로 그 재판의 독립을 침해한 법관의 행위를 묵과하고 용인해야 하는 헌법적 근거로 오독되고 있는 작금의 사태 역시, 그 굴레와 낙인의 한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신 대법관께서는 일생을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했는데, 짐을 진다는 것은 곧 책임을 진다는 것”이라며 “책임을 져야 할 일을 사과로 무마하겠다면 이는 결코 짐을 지겠다는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박 판사는 특히 “신 대법관께서 대법관직을 유지하면서 재판업무를 수행하는 한 전국의 모든 법관들이 매일 수행하는 재판 앞에 이메일 재판, 핸드폰 재판이라는 오명이 항상 붙어 다닐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독립되지 못한 사법부가 사법부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임지지 않는 법관이 법관일 수 없다”며 “신 대법관님의 사과가 아니라 사퇴가 필요한 일”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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