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8일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촛불재판’에 관여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신 대법관에 대해 ‘경고 또는 주의 촉구’를 내려줄 것을 이용훈 대법원장에 권고했다.
윤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4시간여 동안 열린 최종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고, 이날 12시 20분께 위원장인 최송화 서울대 명예교수가 직접 기자들에게 브리핑했다.
기자들에게 윤리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는 최송화 위원장
‘경고 또는 주의 촉구’ 는 정식 징계에 해당하지 않을 뿐더러 윤리위원회의 권고는 강제력도 없어, 권고를 받은 대법원장이 따로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는 이상 별도의 징계는 이뤄지지 않게 된다.
때문에 이번 윤리위원회의 결정은 앞서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결론보다 ‘무딘’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결정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최 위원장도 ‘경고나 주의 촉구’에 대해 “사법행정 내부 질서 유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정도는 된다”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지금까지 현직 대법관에 대한 경고나 주의를 촉구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신 대법관으로서는 불명예스런 멍에를 짊어지게 됐다.
최송화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 최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먼저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난 3월19일 신영철 대법관과 허만 서울고법 부장판사가(촛불)재판의 내용과 진행에 관여하고 배당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에 대해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그 동안 4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은 사법부 외부로부터의 독립은 물론 사법부 내부로부터의 독립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사법행정권자는 법관의 독립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직무감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특정 (촛불)사건의 재판 내용이나 절차에 직·간접으로 구체적 지시를 하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직무를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직무감독권의 범위를 넘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신 대법관의 행위에 대해 “특정 (촛불)사건의 보석에 신중을 기하라는 취지로 언급하거나 (판사들이 모인) 회의에서의 발언 및 전자우편을 통해 재판 진행을 독촉하는 취지로 언급한 일련의 행위는 사법행정권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외관상 ‘재판 관여’로 인식되거나 오해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윤리위원회는 신 대법관의 행위로 인한 상대 법관들의 인식 및 곧바로 이의제기가 없었던 점, 특히 사법행정권 범위와 한계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나 선례가 없고, 재판 관여 행위를 시정할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을 들어 ‘징계’와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신 대법관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이 경고 또는 주의 촉구 등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허만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인사자료로 참고할 것을 권고했다. 허만 부장판사는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였다.
윤리위원회는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재판 관여인지 판단하기 위해 ▲발언 내용과 방식 ▲발언자인 신 대법관의 의도나 목적 ▲이를 받아들이는 상대 법관들의 인식 ▲재판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리위원회는 법관의 재판상 독립 침해행위를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 (사건) 배당예규의 개정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할 것을 권고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전국 법관 워크숍에서 징계의견이 우세했는데 이런 의견이 반영됐느냐’라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하면서도, ‘윤리위원회에서 징계의견을 낸 위원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날 기자들은 윤리위원회 회의가 늦어져 브리핑을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다.
앞서 대법원 진상조사단(단장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3월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 재직 시 ‘촛불재판’ 담당 판사들에게 e메일을 보낸 행위를 ‘재판 관여’로 판단하고 신 대법관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한편, 윤리위원회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 앞서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결정 내용을 전달했으며, 이 대법원장은 윤리위의 의견을 검토한 뒤 법관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지 여부 등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신영철 대법관 ‘경고’…현직 대법관 첫 불명예
신 대법관, 경고 또는 주의 촉구…허만 부장판사, 인사자료로 참고 기사입력:2009-05-08 14: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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