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변리사법 개정안 폐지돼야…로스쿨과 배치”

“소송은 변호사가 담당한다는 사법제도 원칙 훼손해” 기사입력:2009-04-28 21:08:0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지난 20일 변리사가 특허침해소송을 변호사와 공동 대리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변리사법개정을 의결한 것과 관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평우)가 발끈하고 나섰다.

변협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개정 변리사법은 소송대리를 변호사자격을 가진 자에 한해 허용한 현행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고, 나아가 새로 시작하는 로스쿨제도와도 전면 배치되므로 위 입법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변리사의 역할은 법정에서 기술적 설명을 하는 기회를 갖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만일 특허소송에 변리사가 공동으로 대리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세무소송은 세무사가, 건축소송은 건축사가, 의료소송은 의사가 참여하겠다는 변호사 직역 침범의 도미노사태를 야기해 법률과 소송은 변호사가 담당한다는 사법제도의 근간이 뒤집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심지어는 재판도 변호사 자격이 없는 변리사, 건축사, 세무사, 의사가 같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협은 “국회는 불과 2년 전인 2007년 지적재산권, 세무,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변호사로 양성하기 위해 로스쿨제도를 도입했는데, 변리사법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소송대리제도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수천 명의 변리사들이 특허침해소송대리에 나서게 될 것이고, 나아가 다른 전문 직역 종사자들도 각기 관련 분야에 대한 소송대리권을 주장할 것이므로 국민에게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로스쿨제도는 처음부터 실패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로스쿨제도의 모국이고 세계 특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특허소송은 변호사가 담당하고 변리사는 특허출원만 하고 있고, 일본이 변리사에게 특허소송의 공동대리를 허용했지만 당사자에게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키고 실효성이 없어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며 “세계 특허시장의 표준국인 미국의 예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실패한 일본 제도를 받아들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변협은 “선진국의 사법제도를 보면 엄격하게 법조훈련을 받은 변호사만이 재판과정에서 국민을 대리할 수 있다. 영국, 홍콩, 호주 등은 변호사 중에서도 법정변호사(바리스터)와 자문변호사(솔리스터)로 구분해 법정대리는 법정변호사만이 할 수 있고 자문변호사가 재판을 대리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만일 변리사로 하여금 재판을 공동대리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적어도 변리사 시험과목에 소송관련 과목을 추가하고, 현행 사법연수원제도에 버금가는 법률전문교육을 2년간 이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 대리라는 것은 현행 감정인제도, 전문심리제도, 또는 기술설명인제도보다 조금도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며, 오히려 당사자로 하여금 2명의 소송대리인을 두도록 함으로써 국민에게 소송비용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국회는 큰 틀에서 우리나라 사법제도 및 새로운 법조인양성제도의 정착을 위해 관련된 법을 정비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며 “특정 이익단체의 압력이나 소송은 아무나 간단히 배워서 할 수 있다는 그릇된 오해에 사로잡혀 ‘소송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담당한다는 사법제도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변리사법개정안을 조속히 부결시키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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