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현 판사가 ‘미네르바’에 준 2가지 큰선물

잉어의 몸을 푼 무죄와 위헌심판제청신청 기각해 헌법소원 기회 줘 기사입력:2009-04-21 15:46:41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로 인터넷상에서 ‘경제대통령’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20일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로부터 2가지 큰선물(?)을 받았다.

먼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법 위반)로 구속 기소돼 잉어의 몸이 된 지 100일 만에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된 것.

또 하나의 선물은 박씨가 자신을 구속했던 전기통신법 제47조에 대해 낸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유 판사가 이날 무죄 선고와 함께 기각결정을 내린 것이다.

‘기각’을 떠올리면 패소한 느낌이지만 박씨 사건의 경우는 다르다. 유 판사가 박씨의 위헌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박씨로서는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온 것이기 때문에 또 하나의 선물로 볼 수 있다.

박씨의 변호인들은 재판과정에서 보석청구와 함께 전기통신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위헌심판제청을 냈으나, 유 판사는 박씨의 보석청구를 기각하면서도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 심사를 청구하지 않아 변호인들을 불안케 했다.

그런데 이날 무죄와 함께 기각결정을 내린 것. 만약 유 판사가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 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서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계속 갖고 있다면 박씨로서는 헌법소원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역임한 박재승 변호사는 20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판사가 위헌심판제청 사건을 기각하지 않고 홀딩하고 있으면 헌법소원을 못 내는데, 기각해 아주 잘한 판결이었다”고 유 판사를 칭찬했다.

박재승 전 변협회장 박 변호사는 또 “유 판사가 보석을 덜컥 기각하더니 위헌심판제청을 하지 않고 그대로 유보하고 있어 쭉 지켜봤는데, 무죄와 함께 기각결정을 내렸다”며 “기각을 해야 헌법소원을 낼 수 있었는데 유 판사가 굉장히 고심하고 판결한 것”이라고 유 판사의 의중을 헤아렸다.

아울러 “무죄 판결을 보면서 신영철 대법관 같은 분만 계시는 건 아니구나. 역시 묵묵히 잘해주시고 정말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법관도 계시구나, 그런 걸 느꼈다”고 유 판사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론하면 박씨의 혐의가 ‘무죄’라고 판단한 유 판사는 박씨가 낸 위헌심판제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여부를 물으면 헌재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재판이 정지되기 때문에, 사건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고 무죄와 기각을 통해 자유로운 몸으로 박씨가 직접 헌법소원을 통해 판단을 구해 보라는 의중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재승 전 변협회장 “무죄 판결로 나라 체면과 사법부 체면 섰다”

한편, 무죄 판결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인터넷상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한다든지 하는 표현의 자유에 제동을 걸려는 것에 대해 다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정부의 제동 의도에 다시 제공을 거는 효과가 있다”며 “말하자면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문명국가에서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고 구속된 적이 없어 미국 같은 데선 이 사건을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어 국제적으로 아주 망신을 당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 무죄 판결로 조금 나라 체면은 섰고, 사법부 체면도 섰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이번 판결에 대해 한나라당은 좀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고, 보수진영에선 사회에 대한 공격이나 현 정부에 대한 의도적인 비방이 있었는데 왜 간과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라고 말하자, 박 변호사는 “그런 말을 하면 정말 실망스럽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국가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이 봉쇄돼서야 어떻게 민주국가라고 하느냐”며 “그건 뭘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런 얘긴 나올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 비판이 들어있다고 그것이 죄가 된다면 그것이 어떻게 민주국가입니까”라며 “당연히 정책에 대한 비판의 자유가 보장돼야죠. 그런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어떻게 나라가 발전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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