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들이 군내 ‘불온서적’ 지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을 파면하는 등 중징계를 내린 것은 법률적으로 부당하다며 16일 국방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특히 이들은 국방부의 판단에 대해 직격탄을 나리며 조목조목 잘못을 지적하고, 아울러 이번 항고심사위원회는 국방부 스스로가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3월31일 전역한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 50명을 대표해 탄원서를 제출한 윤주호 변호사는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 50명은 국방부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들을 징계한 것은 법률적으로 부당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국방부 징계항고심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23종의 서적을 ‘불온서적’으로 분류하고 위 서적들의 군 내부 비치 및 반입을 금지했다. 이에 군법무관 7명은 이러한 국방부 지침이 장병들의 양심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국방부는 지난 3월17일 군법무관 7명에 대해 ‘국방부 조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공표해 군 통수계통을 문란케 하고, 군의 위신을 실추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 2명, 감봉 1명, 근신 2명, 견책(징계유예, 2명)의 처분을 했다.
◆ 탄원서 내용 뭘 담았나
이들은 탄원서에서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들은 항명을 하거나,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불온서적 지정이 오히려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며, 헌법적 가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군의 중립성을 유지하고 군대 내 인권보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동기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군법무관들은 법에 규정된 지휘권을 존중하지만 지휘권도 남용될 수 있는 것이며, 그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이 법무관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보았을 뿐, 명령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따라서 군의 지휘권을 존중하면서 행동한 법무관들이 복종의무를 위반했다는 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군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들이 장교로서의 위신을 손상시키고 군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주장하나, 법률에 보장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 군의 품위와 장교로서의 위신을 손상시킨다는 주장은 군인의 재판청구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군에 대한 불신을 불러올 수 있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군법무관들은 군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직무상 양심에 기초해 군의 정치적 중립 및 장병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이나 군법무관들의 동기에 대한 고려 없이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 자체만으로 군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며, 군법무관의 역할과 기능을 왜곡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군법무관의 존재는 장병의 기본권과 지휘권이 조화되는 강한 군대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근간”이라며 “지휘관을 법적으로 조력하며 군 기강을 바로 세워 강한 군대를 만드는 노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휘관의 결정 및 업무수행이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만의 하나라도 지휘권 행사에 위법소지가 있을 때에는 직언을 통해 이를 수정하도록 지휘관을 보좌하는 임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 군법무관의 이중적 위치”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짧은 3년간의 군 생활 동안 군법무관으로서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열심히 복무를 마치고 군을 나서는 저희들에게 7명의 군법무관들에 대한 파면 등의 징계처분은 많은 실망감과 안타까움을 안겨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항고심사위원회는 국방부 스스로가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며, 군 밖에서 지켜보며 우려하는 것은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이번 항고심사위원회마저도 군의 위신을 손상시키는 자리로 변질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라며 “부디 항고심사위원회에서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 달라”고 당부했다.
◆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들의 탄원서 제출 경위
지난 3월31일 전역한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 50명을 대표해 탄원서를 제출한 윤주호 변호사는 “사실 전역하기 전부터 이번 징계가 법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부당하며, 군대 내에서 법치를 준수하고 장병들의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군법무관들의 역할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징계의 부당함에 대해 현재 군에 남아 있는 상당수의 군법무관들도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군인의 신분으로 있을 때에는 언론접촉이나 공동행동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전역을 하고 난 이후인 지금 뜻을 모아 탄원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변호사는 “이번 공동 탄원서에는 법무71기(사법연수원 35기) 단기법무관 출신 92명 중 5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18명은 기명으로, 나머지 32명은 판ㆍ검사 임관 등으로 인해 이름을 밝히기가 어렵지만 탄원서의 취지에 공감해 무기명으로라도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 사건에 대한 명확한 문제제기와 의견을 피력하지 않을 경우, 향후에도 국가를 대상으로 재판청구권을 행사할 국민의 정당한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법률가의 지위에서 본 징계처분의 부당성하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국방부에 피력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군법무관 징계의 부당성 = 이들이 탄원서를 통해 주장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국방부가 헌법소원 청구를 ‘항명’으로 보는 왜곡된 시각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헌법상 직접 보장된 기본권인 재판청구권(헌법소원청구권)이 상관의 지시로 제한된다고 보는 것은 국가의 부당한 처분에 대해 국민이 다툴 수 있는 가능성을 막는 것이며, 행정부와 독립된 사법기관인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존재의의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국방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군법무관들은 항명을 하기 위해 불온서적을 반입하거나 독서를 권장한 것이 아니라, 중립적인 기관인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구한 것으로 이러한 행동은 지휘권을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상관의 뜻과 다르다고 하여 무조건 항명으로 보는 것을 옳지 않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징계사유에 있어서도 군인복무규율을 볼 때, 헌법소원을 청구하기 위해 상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해석은 부당하며, 오히려 헌법소원의 청구는 법령에 정해진 방법에 따른 문제제기이므로 징계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특히, 이들은 “군법무관은 장병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군법무관의 법에 따른 문제제기마저 징계의 대상이 된다면, 군법무관의 역할이 크게 위축될 뿐만 아니라 일반 장병들도 고충이 발생했을 때 전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군법무관이란? = 군법무관은 군내에서 주로 군 사법기능을 담당하는 장교로서 군종장교, 군의관과 더불어 전문성을 지닌 업무를 수행하는 특수병과에 속한다.
군법무관들은 군내에서 형사ㆍ징계사건 처리, 군 행정업무에 대한 법률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군 형사사건과 관련해서는 군 검찰관, 군판사라는 직책을 가지게 되고 이는 민간에서의 검사, 판사의 역할에 대응된다고 볼 수 있다.
군법무관은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자임을 요하며,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군 미필자가 의무복무의 일환으로 3년간의 군법무관직을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와 별도로 장기간 복무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군법무관임용시험이라는 제도가 운영되기도 했으나 2006년에 폐지돼 현재는 사법시험 합격 후 연수원을 수료한 자 중에서 장기 복무할 군법무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군법무관 출신 법조인들 국방부에 직격탄 왜?
“헌법소원 낸 군법무관들 징계는 법률적으로 잘못”…국방부에 탄원서 기사입력:2009-04-16 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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