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망사고도 보험금 100% 지급해야”

서울중앙지법 “고의가 아닌 중대한 과실에 의한 사고도 보험금 줘야” 기사입력:2009-04-13 18:40:00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술을 마신 채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경우 비록 보험약관에 ‘음주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숨진 경우 사망보험금 20%만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더라도 고의로 낸 사고가 아닌 경우 보험금 100%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허OO씨는 2003년 매달 10만원씩 내는 그린화재보험사의 ‘무배당 다보장 상해보험’에 가입했는데, 지난해 10월22일 강원도 홍천에서 혈중알콜농도 0.382%의 만취한 상태로 화물차를 운전해가다 신호등 기둥을 들이받고 현장에서 숨졌다.

이에 허씨의 가족들이 사망보험금 6000만원을 신청하자, 보험사는 ‘음주ㆍ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하던 중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 생긴 손해는 사망 보험금의 20%를 수익자에게 지급한다’는 ‘감액 약관’을 들어 보험금으로 1200만원만을 지급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해당 ‘감액 약관’은 부당하다며 나머지 돈 지급을 요구했고, 보험사는 추가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맞섰다.

한편,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1998년까지 음주ㆍ무면허 사고로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아예 주지 않는다는 ‘면책 약관’을 뒀다가 해당 면책 약관이 상법에 어긋난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후 20%만 주는 것으로 약관을 변경, 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이번 사건처럼 20% 제한 지급 약관이 담긴 손해보험은 주로 2002∼2005년 판매됐고 이후에는 음주 사망사고라 해도 전액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한 약관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제27민사부(재판장 박경호 부장판사)는 지난 3일 G보험사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허씨의 유족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에서 “보험사는 사망보험금 6000만원에서 유족들이 이미 지급받은 1200만원을 제외한 4800만원을 지급할 채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상법 732조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생긴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허씨가 보험사고를 고의로 야기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허씨는 그의 과실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감액 약관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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