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선거구민 등에게 고등어 선물세트를 돌려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던 황석규 전 도의원의 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돼 유죄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비록 선거 훨씬 이전에라도 향후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 선거구민에게 기부행위를 한 경우 공직선거법에 저촉돼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전북 도의원이었던 황OO(52)씨는 지난해 4월 실시될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9월 출석을 앞두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 이OO씨에게 지시해 뽕잎고등어 229상자를 전주 완산갑구 선거구민 등 229명에게 우송했다.
사건의 쟁점은 선거구민들에게 뽕잎고등어 229상자를 우송할 당시 선거를 7개월이나 앞둔 상황에서 황씨가 제18대 총선에서 전주시 완산갑구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였는지 여부였다.
◆ 1심 무죄 “고등어 배송이 총선보다 7개월이나 앞서”
이로 인해 황씨는 기부행위를 금지한 공직선거법에 위반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황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였는지 여부에 대해,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이 도의원을 지낸 경력이 있고 정당인으로서 활동을 계속해 왔으며 직접 정치현안에 대한 글을 (신문에) 기고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제18대 총선을 포함한 공직선거의 잠재적 후보자군(群)에 속하는 것으로 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등어 우송 당시나 그 이후에 어느 정당에도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을 신청한 적이 없고, 고등어 우송 시기는 총선보다 7개월 앞선 시기인 점, 국회의원 출마와 관련한 언동과 출마의사를 외부에 표출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우송된 고등어 상자의 대부분은 선거구민들이 아닌 지인들인 점 등에 비춰 보면 고등어를 우송한 행위가 추석을 전후한 통상적인 인사치레를 넘어 7개월 후로 예정된 총선에 입후보할 의사를 드러내는 징표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사는 “피고인이 민주당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정치적 상황이나 의견 등에 관한 기고문을 언론에 게재하는가하면, 피고인을 국회의원 후보자로 거론한 언론사에 대해 아무런 이의나 시정 요구를 한 적이 없었던 점, 고등어 상자를 선거구민이나 지인들에게 배송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로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항소했다.
◆ 항소심, 무죄 판결한 1심 깨고 징역 1년
이에 대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형집행을 유예해 법정구속되지는 않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2007년 12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전주완산갑 공동선대위원장 및 민주당 이인제 대통령후보 비서실 차장으로 활동했고, 지역신문에 글을 기고하고, 지역신문에 총선 출마 예정자로 보도되는 등 피고인의 당직, 정치적 경력이나 활동 및 정치적 동향 등에서 피고인은 18대 총선에 후보자가 되거나 되리라고 볼 만한 외연적 조건이나 상황은 상당히 구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당직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을 하던 중 자신을 발송인으로 해 고등어를 배송한 이상, 피고인은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했거나 그가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며 “따라서 피고인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등어 배송시기가 대통령 선거에 주된 관심이 있었던 시기로서 국회의원 선거일보다 약 6~7개월 앞선 시기였던 점, 자신이 중앙위원으로 활동한 민주당을 포함해 어느 정당에도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거나 일반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인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죄 판단을 뒤집을 만한 사정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형량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해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직선거법의 목적과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로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해 왔던 점에 비춰 보면 비난가능성도 상당히 커 엄중하게 처벌함과 동시에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황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는 자는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으로 정당에 공천신청 또는 후보자 추천을 받기 위한 활동을 벌이는 사람 뿐 아니라 입후보 의사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며 “피고인이 기부행위를 했을 당시 이미 후보자로 출마할 의사를 외부에 표시했거나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고등어 선물 돌린 황석규 전 도의원 유죄 확정
대법 “선거 입후보 예상되는 사람이 기부행위 하면 선거법위반” 기사입력:2009-04-10 15: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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