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교통사고 연락처 남겼다면 면허취소 부당

울산지법 “공익에 비해 면허취소로 입게 될 손해 커 재량권 남용” 기사입력:2009-04-08 13:36:28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더라도, 피해자 부모와 연락을 취하고 연락이 되지 않아 연락처를 남기고 떠난 경우라면 운전면허취소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버스기사인 장OO(54)씨는 지난 2007년 5월27일 버스를 운전해 울산시 울주군 범서사거리 교차로를 지나던 중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OO(5)군의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그런데 장씨는 사고 직후 김군의 상처가 경미함을 확인하고, 김군의 부모와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주고 버스승객을 태우고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장씨는 교통사고 야기 후 구호조치 및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운전면허취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장씨는 “당시 구호를 위한 조치를 충실히 했고,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할 필요성도 없어 구호조치 불이행을 이유로 한 면허취소처분은 위법하고, 또한 면허취소로 인해 입게 될 불이익이 너무 커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김종기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일 버스기사 장씨가 울산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원고의 운전자격을 일정기간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그 사고로 사상을 당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교통안전과 함께 사상을 당한 피해자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공익상의 필요가 있음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는 사고 후 즉시 정차해 피해자 상태를 확인했고, 피해자가 오히려 아프지 않다며 집에 가려고 한 점, 원고가 사고 목격자와 함께 가족에게 전화하려 했지만 연락이 안 돼 연락처를 준 점, 피해자가 외관상 크게 다친 것으로 보이지 않았고 실제로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원고는 당시 버스 승객들이 기다리는 상황에서 더 적절한 구호조치를 생각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특히 운전면허가 취소될 경우 원고의 생계유지에 막대한 어려움이 초래되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면허취소처분은 공익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될 손실이 더 큰 만큼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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