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속기사 극심한 직업병 시달려

법원속기사 97.4%가 근골격계 통증 호소…청력손실도 심각 기사입력:2009-04-04 16:16:25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법정에서 재판과정을 기록하는 속기사들이 열악한 근무조건 탓에 극심한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원노조가 지난 1월31일 서울법원청사 대회의실에서 속기용역 저지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갖고 있는 모습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속기분과와 노동건강연대,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2월 전국의 법원 속기사 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97.4%에 달하는 418명이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근골격계 통증호소율’이 비교적 높은 철도정비 근로자 95.2%나, 자동차부품공장 근로자 94.8%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다.

목, 어깨, 허리, 손목 등에 통증이 나타나는 근골격계 질환은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반복적인 일을 했을 때 주로 생긴다.

또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가 통증의 빈도·정도·기간 등을 고려해 자체 마련한 근골격계 유소견자 기준을 적용한 결과 76%(326명)가 ‘근골격계 장애위험이 매우 커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속기사들에 대한 신속한 의학적 조처와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법원 속기사의 근골격계 유소견자 비율은 국내 산업계 평균인 40~50%에 견줘 매우 높은 수치이고, 노동과학연구소가 조사한 철도정비 근로자의 근골격계 유소견자 비율은 57%였으며, 자동차부품업체 근로자는 47%였다.

이와 함께 청력에 대한 조사에서 장시간의 이어폰 착용으로 귀가 울리는 ‘이명’(耳鳴)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44.5%로 절반에 가까웠다. 여기에 난청 조사결과, 속기사의 60.5%가 ‘청력이 손실된 느낌이 든다’고 응답했다.

더욱이 경도 이상의 장애 의심이 34.6% 가량으로 조사돼 속기사들의 청력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직무스트레스도 높아 ‘상위 25%’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건강연대는 밝혔다. 직무스트레스 하부 영역 중 관계갈등, 직무불안정, 조직체계, 직장문화 영역의 직무스트레스가 매우 높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를 맡은 노동건강연대 정최경희 전문위원(산업의학전문의)은 “법원 속기사들의 업무체계를 개선해 노동 강도를 완화시키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을 개선시키고,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건강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동건강연대 이서치경 사무국장은 “이번 조사는 법원 속기사들의 노동환경과 건강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것을 묻고 현재 속기사들의 상태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원 속기사는 국회 속기사와 지자체 의회 속기사와 함께 주요 속기사 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나, 국회와 지자체 의회와 비교했을 때 열악한 조건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속기사에 대한 한국 최초의 실태조사로서, 법원과 전문직종이라는 화려한 이름 뒤에 가려진 이들의 열악한 처지를 드러났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동건강연대는 오는 6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법원 속기사 노동환경 및 건강실태 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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