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사람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주는 것은 ‘귀족만의 잔치’라며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던 ‘변호사시험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은 지난 2월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의 대규모 반대표 발생으로 출석의원 218명 중 찬성 78명, 반대 100명, 기권 40명으로 부결됐었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산하 ‘법조인력 양성 제도개선을 위한 특별소위원회’는 지난 1일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주는 ‘예비시험’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원안대로 로스쿨 졸업자만 응시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이주영 특별소위 위원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예비시험은 로스쿨제도의 파행과 고시낭인 우려 등 현행 사법시험의 문제점이 지속될 수 있어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비시험’을 도입하는 내용의 변호사시험법안을 각각 제출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지금처럼 변호사시험법안이 확정되면 법조계는 귀족화, 세습화 될 수밖에 없다”며 예비시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며 이번 법안의 부결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예비시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두 의원에 따르면 2월 당시 부결표(기권 포함)를 행사했던 142명의 의원들 대부분이 ‘예비시험’을 도입하는데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예비시험’을 도입하지 않는 이번 ‘대안’ 변호사시험법안은 또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게다가 법무부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2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그냥 시험을 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법관이 되면 되는데, 로스쿨 나오지 않으면 (변호사) 시험을 못 보게 할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로스쿨 졸업자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비친 점도 주목된다.
지난 1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강용석 의원(좌)과 박영선 의원(우) . 사진=박영선 의원 홈페이지
◆ “현재 법안은 심각…부결표 던졌던 의원 대부분 예비시험 찬성”
예비시험을 도입하는 변호사시험법안을 각각 제출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예비시험제도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하며 “법사위 특별소위가 마련한 대안 로스쿨 법안의 국회 통과를 막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현재 정부와 법사위에서 논의 중인 변호사시험법안과 관련해서 국민을 위한 변호사를 양성하겠다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원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이의를 강용석 의원과 제기하고자 한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한마디로 예비시험제도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에게만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겠다는 현재의 변호사시험 법안은 로스쿨을 위한 변호사시험법안, 로스쿨 교수들을 위한 변호사 시험 법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전혀 로스쿨에 입학할 수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도 없게 만드는 대단히 문제가 심각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강용석 의원은 “변호사, 판사, 검사 등 법조인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을 ‘고시낭인’이라고 낙인찍고 치부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는 1년에 2000만원에 육박하는 로스쿨을 졸업한 특수 계층에게만 변호사시험 자격을 주겠다는 현재의 법안을 원칙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장학금 확대, 로스쿨 정원 확대, 대학 추가 인가 등의 방법이 있다고 해서 예비시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로스쿨을 시행한 이유는 국민을 위한 변호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다시 확인하고, 이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예비시험 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선영 의원은 이날 “법사위 특별소위의 안이 확정되면 법조계는 귀족화, 세습화 될 수밖에 없다”며 “예비시험제도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잠정적으로 합의된 것이 현행대로 시행된다면 나와 공동발의한 의원들(22명)과 강용석 의원과 공동발의한 의원들(33명)과 함께 또다시 부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도 “지난번 부결될 때 반대로 표결한 분이 100명이고 기권이 42명으로 142명의 의원들이 부결표를 던졌다”며 “그런데 142명 대부분이 예비시험 도입에 찬성하고 현행처럼 로스쿨 졸업자만 시험을 보게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밝혀 로스쿨 졸업자에게만 변호사시험 응시기회를 주는 ‘대안’ 로스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또 “법무부는 반대 표결하거나 기권했던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로스쿨을 나온 사람만 시험을 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든지 간에 부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좌)와 박희태 대표(우). 사진=한나라당 홈페이지
◆ 박희태 대표 “로스쿨 나오지 않으면 시험 못 보게 할 이유가 뭐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일 장윤석 제1정조위원장으로부터 전날 법사위 특별소위에서 여야 간에 합의한 내용을 보고받는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미국 이외에는 로스쿨 제도가 성공적으로 잘 되고 있는 나라가 없다”며 “남이 실패한 제도를 꼭 따라가서 코피를 흘려야 돌아오겠다는 발상은 무슨 발상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로스쿨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냥 시험을 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법관 되든지 하면 되는데, 자연스런 것을 왜 인위적으로 비틀고, 그리고 로스쿨 나오지 않으면 시험을 못 보게 한다. 못 보게 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로스쿨 안 가면 일체 (변호사시험을) 못한다는 것은 헌법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없는가”라고 따져 물으며 “경영대학원 안 나와도 경영은 할 수 있다. 시장에서부터 성장해도 경영은 할 수 있는데, 이것(변호사시험)은 그것(로스쿨)이 아니면 못한다고 하니까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의 발언을 정리하면 현행 사법시험을 두고 왜 굳이 로스쿨을 도입하고, 게다가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으면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로스쿨 등록금 때문에 ‘부의 대물림’이 벌어질 소지가 있어 그것을 해소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지난번 본회의에 부결될 때도 로스쿨 제도가 귀족들 잔치가 될 우려가 있다는 그 한마디로 본회의장에서 뒤집어졌던 만큼 의원들을 설득할 때는 (장학금 등을 통해) 돈을 갖지 못한 사람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졸업자만 변호사시험…국회통과 난항예상
‘예비시험’ 법안 의원들 적극저지 입장…박희태 대표도 부정적 기사입력:2009-04-02 23: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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