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의 직권남용이나 부당행위를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주민소환제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06년 5월 전국 자치단체장선거에서 당선된 김황식 하남시장은 하남시에 광역장사시설을 설치하고 경기도로부터 인센티브를 지원받아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선거공약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잇단 반대시위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더욱이 하남시 총 유권자의 31.2%에 해당하는 주민들은 김 시장이 주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독선적으로 광역장사시설을 유치하려 한다는 등의 이유로 2007년 3월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하는 사태로 번지자, 김 시장이 주민소환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 “주민들이 공직자 통제 장치 필요”
이에 대해 헌재 전원재판부는 26일 “주민소환제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주민소환제가 선출직 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인지에 관해 판시한 최초의 결정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주민소환법이 주민소환의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은 주민소환제를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 설계함으로써 위법행위를 한 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실패하거나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자까지도 그 대상으로 삼아 공직해임이 가능하도록 해 책임정치 혹은 책임행정의 실현을 기하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행위이고,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그 속성은 재선거와 같아 선거와 마찬가지로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며,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인 정책추진 등을 광범위하게 통제한다는 주민소환제의 필요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그 청구사유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공직자가 바로 공직에서 퇴출되거나 그러한 구체적인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 아니고, 주민소환투표가 청구되고 그 투표결과가 확정될 때 비로소 위험이 구체화되므로, 이 조항에 의한 제한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구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아 주민소환제가 남용될 소지는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재판부는 “주민소환법 여러 조항에서 남용을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의 경험과 연륜이 축적되면서 시민의식 또한 성장해 이러한 남용의 위험성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음으로써 주민소환이 남용돼 공직자가 소환될 위험성과 이로 인해 주민들이 공직자를 통제하고 주민의 직접참여를 고양시킬 수 있는 공익을 비교하여 볼 때, 전자의 위험성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를 견제할 장치가 있음에 반해, 후자의 이익은 보다 광범위하고 직접적이어서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어, 법익의 형량에 있어서도 균형을 이루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투표권자 15%의 서명을 받으면 주민소환투표를 발의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청구요건이 너무 낮아 남용될 위험이 클 정도로 현저하게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주민소환법 관련 조항은 특정지역 주민의 의사에 따라 청구가 편파적이고 부당하게 이루어 질 위험성을 방지해 주민들의 전체 의사가 고루 반영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투표가 발의된 단체장은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한행사의 정지기간은 통상 20일 내지 30일의 비교적 단기간에 지나지 않아, 투표가 발의된 후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행사를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하더라도 이로써 공무담임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해 과도하게 공무담임권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목영준 재판관 위헌의견
반면 조대현, 김종대, 민형기, 목영준 재판관은 “주민소환청구 사유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주민소환투표 발의요건이 엄격하지 않아 주민소환이 발의돼 주민소환투표안이 공고됐다는 이유만으로 단체장의 권한행사를 곧바로 정지하면 주민소환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남용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또 “주민소환이 확정되기도 전에 15% 이상 주민의 서명만 가지고 권한행사를 정지시키는 것은, 선거의 결과와 임기제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대의제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도입된 직접민주제의 한 형태로서의 주민소환제를 긍정한다 하더라도 이 조항만큼은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대의제의 원리 및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의견을 제시했다.
“주민소환제…공무담임권, 평등권 침해 아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 기사입력:2009-03-26 18: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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