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에 실망…전국 법관들이 ‘대국민 사과’하자

“국민들 안심시키기 위해 법관들이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 천명해야” 기사입력:2009-03-23 15:54:49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신영철 대법관 파동과 관련해 사법신뢰 회복을 위해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용훈 대법원장에게는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던 서울서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사시24회)가 다섯 번째 입을 열었다.

특히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선 법관들은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법관들의 의지를 천명하고, 아직까지 대법원장이 하지 않고 있는 대국민 사과를 전국 법관들 명의로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 부장판사는 23일 법원내부통신망에 올린 ‘법원개혁을 위한 범국민적 특별 기구가 설치되어야 합니다’라는 글에서 먼저 “이번에 일어난 신 대법관 사태는 법원의 구조적 문제에 근본 원인이 있다”며 “따라서 신 대법관 등만을 희생양으로 해 조기 수습하려 하거나 법원 내부 판사들의 의견수렴을 통한 몇 가지 제도개선안을 마련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권 독립은 국민적 관심사이기도 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된 대책으로 거론되는 방안에는 국회를 통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예컨대, 서울남부지법 김형연 판사가 제안한 가칭 ‘법관독립위원회’ 또는 ‘재판독립위원회’같은 기구의 설치,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법관인사권을 비롯한 사법행정권의 축소, 분산을 위한 입법적 조치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범국민적 지지가 필요하고, 따라서 과거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서 대법원 산하에 설치됐던 사법제도발전위원회(1993년), 사법개혁위원회(2003년) 등과 같은 특별 기구를 설치해 범국민적 해결책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종전 사법개혁 추진 당시 사법부 내부 문제라는 이유로 사법개혁위원회가 처리할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는 법관인사제도 개선 문제 등을 해결해 사법개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특히 이번 사태에서 사법의 관료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는데 사법관료 시스템의 근간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법원행정처가 사태 해결을 주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법권의 독립이 문제된 이상 사법권 독립의 주체인 일선 법관들이 판사회의 등을 통해 큰 방향을 결정하도록 하고, 법원행정처는 세부항목에 대해 행정적 지원을 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법원행정처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재판업무에 바쁜 법관들이 일일이 파악할 수 없는 이번 사태 관련 대책의 핵심 논점, 해외 사례, 그 동안 주장돼 왔던 견해들에 대한 자료를 코트넷(법원내부통신망) 등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 부장판사는 특히 “판사회의를 통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선 법관들은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법관들의 의지를 천명하고, 현직 대법관에 대한 국회 고발이라는 사태까지 발생했음에도 아직까지 대법원장께서 하지 않고 있는 대국민 사과를 전국 법관들 명의로라도 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에 법관들이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은 그동안 많은 법관들이 지적해 온 근무평정, 법관인사 제도 개선 등 사법관료 시스템의 파타”라며 “이번 논의가 사법권 독립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획기적인 기회가 되도록 많은 법관들이 허심탄회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20일 일선 판사들에게 판사회의, 간담회 기타 적절한 방법으로 제도개선 관련 논의를 진행해 달라는 공지사항과 향후 법원행정처에서 각급 법원에서의 논의 결과를 취합해 이를 토대로 전국의 법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구체적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할 워크샵을 개최할 예정이라는 공지사항을 법관전용 게시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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