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과하라’ 현수막…서울고법 무단철거 빈축

서울중앙지부 “사법부 단체교섭 제10조 위반한 것” 이해 못해 기사입력:2009-03-10 23:13:53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서울중앙지부(지부장 양윤석)가 ‘촛불사건 재판압력 대법원은 국민에게 즉각 사과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서울고법에서 원천 차단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중앙지부가 뿔났다.

법원노조는 지난 5일 열린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촛불재판 몰아주기 사건 배당 문제로 시작된 사법파동에 대해 현수막을 걸고 ‘진상규명과 대법원의 사과’ 등을 촉구하기로 결의했다.

법원노조 서울중앙지부가 내걸려 했던 현수막
이에 서울중앙지부는 ‘진상규명 촉구! 몰아주기배당 책임자 문책! 신영철 대법관 사퇴! 양심법관 보호!’라는 문구와 ‘촛불사건 재판압력 대법원은 국민에게 즉각 사과하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업체에 의뢰했다.

서울중앙지부는 이 같은 뜻을 대법원에 촉구하고, 또한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7일(토요일) 미리 서울종합법원청사 동문쪽 출입구에 게시하도록 주문했고, 업체는 7일 현수막을 그곳에 내걸었다.

하지만 현수막은 월요일인 9일 법원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당연히 걸려 있어야 할 현수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부 임원 중 그 누구도 법원 측으로부터 현수막 철거 통보를 받은 바 없어 서울중앙지부는 “진상규명에 반대하는 자들이 훔쳐갔는지?” “국민을 위한 민주사법개혁 실현에 저항하는 자들이 훔쳐갔는지?” 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알아보니 서울고법에서 철거한 것. 양윤석 지부장은 “조사결과 서울고법에서 일언반구도 없이 노조가 내건 현수막을 몰래 무단 철거해 간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조의 현수막 무단철거는 사법부 단체교섭 제1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원행정처와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합의한 단체교섭 제10조 1항에는 ‘법원은 정당한 조합활동과 관련된 각종 유인물 및 인쇄물의 부착 및 배포, 현수막 부착 등 홍보활동을 보장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부는 9일 성명을 통해 “법원행정처장, 기획조정실장, 행정관리실장 등이 참여해 교섭으로 체결한 단체교섭을 스스로 어기니 어찌 노사 간에 신뢰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게다가 이번 사안은 사법부의 신뢰도를 땅바닥에 처박히게 한 중대한 사안이며, 더구나 현 서울고법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원 진상조사단의 일원으로서 매우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으면서도 ‘진상규명과 대법원의 대국민 사죄’를 촉구한 법원노조의 현수막을 몰래 무단 철거한 것은 서울고법원장의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중앙지부는 “이런 의견표시마저 막는 것이야말로 진상조사단이 떳떳하게 이번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조용히 시켜서 유야무야 덮어보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서울고법은 무단 철거한 현수막을 즉각 원상회복할 것”과 “또한 진상조사단은 진상을 은폐하려 하지 말고 철저히 규명할 것과 신영철 대법관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부는 현수막을 철거한 서울고법에 현수막을 가져올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반환하지 않고 있어,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법원이 무단 철거에 이어 두 번이나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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