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사법부를 강타하고 있는 ‘신영철 대법관 파문’에 대해 서울서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가 6일 이용훈 대법원장에게는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일선 법관들에게는 판사회의를 통해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5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 부장판사는 지난 2월24일 법원내부게시판에 “한국에서 사법권 독립의 요체는 사법부 내부로부터의 독립입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했다.
다음날에는 ‘사법권 독립을 흔들려는 세력에 대하여는 사법부 내외를 막론하고 법관들의 단호한 입장표명이 필요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사법권 독립은 누구보다도 법관들 스스로 지키는 것인 만큼 법관들이 침묵으로만 일관할 수는 없다”며 “법관은 판사회의 구성원으로 사법행정에 관해서도 의견표명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법관들이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했었다.
정 부장판사는 6일에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글을 올리며 먼저 “지금 촛불사건 임의배당 문제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며 “사법권 독립은 전 국민적 문제인 만큼, 대법원은 물론 사법부 구성원들은 모두 이번 사태를 사법권 독립 수호의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언론보도를 종합할 때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특히 강조돼야 할 점은 서울중앙지법 소속 법관 근무평정권자이던 신영철 대법관이 법관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을 거론하면서 일부 판사들의 형사재판에 개입하고자 했음에도 다수의 판사들이 이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소신을 지켰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부 내외에서 아무리 사법권 독립을 흔들려 해도 이를 지켜내는 법관들이 다수 있는 이상 국민들은 사법부를 신뢰할 수 있다”며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라고 비난당했던 권위주의 시절에도 중요 시국사건 등은 극소수의 판사들만 담당했던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정 부장판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전국의 일선 법관들이 판사회의를 통해 사법권 독립 수호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고, 신뢰회복을 위한 대책을 숙의하는 것”이라고 일선 법관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아무리 사법부 수뇌부가 사법권 독립을 흔들려 해도 일선 법관들이 이에 흔들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며 “법원조직법 등 관계 법규에 의해 판사회의는 사법행정에 관한 발언권이 있다”고 주지시켰다.
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이 2005년 9월26일 취임식 후 대법원 청사 4층 중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법부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면서 자신의 재임기간 동안의 현재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것은 온당하지 못한 만큼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총책임자로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선 대국민 사과부터 하시기를 희망한다”고 대법원장에게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또 “법원행정처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진상조사의 주체로 나서는 것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며 “지난 번 졸속조사로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행정처를 비롯한 사법행정라인에서 우선해야 할 일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각급 기관의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알고자 하는 상당수의 정보를 해당 기관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이상 우선 그것부터 밝히고 추가 진상조사에 나서는 것이 순서”라고 덧붙였다.
신영철 대법관 이와 함께 정 부장판사는 “신 대법관은 더 이상 언론플레이로 오해될 수 있는 행위를 중지하고 대법관 징계청구권자 등의 공식적인 조사에 응하기를 바란다”며 “신 대법관이 모 언론사 기자에게 ‘일부 판사들이 증거 조사도 안하고 재판을 보류하는 등 신속해야 할 형사재판을 방치했다’고 말한 부분 등은 해당 법관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신 대법관이 ‘(뒤늦게 이메일이 공개된 것은) 뭔가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는 부분 역시 객관적 진실을 밝힌 해당 판사들을 음해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언론플레이 자제를 당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끝으로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도 과도하게 관료화된 사법부 시스템”이라며 “향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논의가 집중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법원가족의 허심탄회한 의견개진을 당부했다.
부장판사 “법관들이 사법권 독립 수호 천명해야”
정영진 부장판사,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대국민 사과 촉구 기사입력:2009-03-06 16: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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