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채무자에 격분해 살해한 60대 중형

울산지법 “징역 10년…범행 방법 매우 잔인해” 기사입력:2009-02-23 12:15:02
건설업자에게 공사 알선 명목으로 수 천 만원을 빌려줬으나 공사 알선도 안 해주고, 돈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잡아떼며 “네 마음대로 해 봐라”고 말한데 격분해 흉기로 찔러 살해한 6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진OO(67)씨는 1996년 도박판에서 건설업을 하던 A(61)씨를 알게 된 이후 공사 알선 명목 등으로 수회에 걸쳐 3500만원을 줬으나 A씨가 약속과 달리 공사를 알선해 주지도 않고, 돈도 돌려주지 않으며 계속 미루기만 하자 지난해 10월14일 A씨를 찾아갔다.

이날 진씨는 경북 양산시에 있는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했으나, A씨가 돈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네가 돈을 빌려준 것으로 나를 고소했고, 그것 때문에 조사를 받았는데 무혐의로 끝나지 않았느냐. 막말로 이제 와서 내가 돈을 안주면 어떻게 할 건데. 네 마음대로 해 봐라”라고 소리치자, 순간 격분해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2회 찔러 숨지게 했다.

결국 진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울산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곽병훈 부장판사)는 최근 진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간의 생명은 그 어떤 가치보다도 소중하고 존엄한 것으로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무참히 살해한 범행 결과가 극히 중하고, 흉기로 피해자의 가슴을 찌른 후 같은 자리에 있던 이OO씨가 두 사람을 떼어놓았는데도 아무런 저항을 못하고 쪼그려 앉아있는 피해자에게 다시 달려들어 흉기로 목을 찔러 살해한 범행 방법 또한 매우 잔인하다”고 밝혔다.

판부는 다만 “피고인의 범행은 평소 매우 곤궁한 생활을 해오다 돈을 갚지 않는 피해자를 찾아가 변제 독촉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채무에 대해 잡아떼는 듯한 말을 하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후 이씨에게 경찰서로 갈 테니 택시를 불러달라고 하는 등 자수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피고인의 나이가 67세로 비교적 고령이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진씨는 10회에 걸쳐 반성문 등을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와 같이 판결이 나자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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