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출근을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면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김OO(41)씨는 1999년 H회사에 입사해 영업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6년 1월2일 오전 7시30분께 회사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해 출근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차량을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중상을 입었다.
이에 김씨는 “출근 중 사고로 인한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요양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회사 차량을 이용했어도 차량의 관리 및 이용 권한이 사업주에게 전담돼 있다고 볼 수 없어 업무상재해가 아니다”라며 불승인했다.
그러자 김씨는 “승용차의 보험료, 기름값, 수리비 등 모든 관리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고 있고,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근하던 중에 발생한 사고로써 승용차의 관리권도 회사에게 있었던 만큼 업무상재해에 해당함에도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위법한 처분”이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함종식 판사는 지난해 4월 김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함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업주가 출퇴근 교통수단을 제공하고 차량 유지비까지 부담하고 있는 경우에도, 근로자가 차량을 직접 운전해 출퇴근에 자유롭게 사용하는 경우 근로자가 출퇴근 경로, 시간, 방법 등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어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어 업무상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경우 회사 차량을 운전해 출근하던 중 사고가 났지만, 출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은 원고에게 맡겨져 있어 비록 사고 차량이 회사의 업무용 차량이고 회사에서 유지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더라도, 그 출근 과정이 회사의 지배 및 관리 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의 요양승인 청구에 대해 불승인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김씨가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5행정부(재판장 조용호 부장판사)도 지난해 9월 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업무상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김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업무상재해를 인정하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사고 차량은 회사가 영업과장인 원고의 업무수행상 기동성을 증가시키고 원고의 대중교통 이용의 곤란성 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회사가 원고에게 출퇴근 및 업무용 차량으로 제공한 사실, 회사에서 자동차에 대한 모든 비용을 부담했고, 특히 원고가 출근하다가 사고가 난 지점은 원고의 거주지와 회사 사이의 최단경로이며, 원고는 매일 위 경로를 택해 출퇴근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이 사건 차량은 적어도 출퇴근 시에는 회사에 의해 원고의 출퇴근용으로 제공되는 교통수단에 해당하고, 또한 원고가 이 차량을 이용해 출근하는 것은 영업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이동수단을 준비해 업무수행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최단경로로 출근하는 과정은 사업주의 지배 또는 관리 아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한 만큼 이 사고는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고가 업무상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업무상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승용차로 출근하다 사고 ‘업무상재해’
대법, 요양신청 불승인 원심 판결 뒤엎고 업무상재해 인정 기사입력:2009-02-22 15: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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