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홈피에 ‘MB’ 반대한 네티즌 벌금형 확정

대법, 60대 자영업자에 공직선거법 위반 물어 벌금 400만원 기사입력:2009-02-16 14:11:19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당시 이명박 후보를 반대하는 글을 수십 회에 걸쳐 올렸던 자영업자에게 대법원이 벌금 400만원을 확정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현OO(60)씨는 2007년 6월22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명박 후보의 사진을 게시하며 “남들이 모두 안 된다 할 때, 위장전입, 아들 왕세자 만들기” 등의 글을 올리는 등 이명박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현행 선거법은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 및 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 도화 인쇄물 등을 게시할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현씨는 박 후보의 홈페이지에 “운하는 흐르는 물을 고이게 하며 고이면 썩고, 이명박의 한탕주의가 내일 대한민국 식수대란의 재앙이다”, “이명박은 정경유착과 부정축재의 상징”, “이명박은 미국 국적법에 의하면 100% 일본인”, “돈부자 이명박 돈으로 망한다”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108회에 걸쳐 올렸다.

이로 인해 현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1심인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장진훈 부장판사)는 지난해 4월 현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현대사회에서 인터넷이 가지는 파급력을 고려할 때 이 사건과 같이 인터넷을 이용해 공직선거법에 의하지 않고 문서를 게시하고 후보자를 반대하는 행위는 선거인들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고인은 우발적으로 댓글을 게시하는 정도를 벗어나 사진을 선별해 문구를 삽입하는 등 이명박 후보를 계획적으로 반대하려는 의도가 충분히 인정되고, 그 문구의 내용 역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비방이나 인격적인 모독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경찰 수사 과정부터 법정에서까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의해 개인의 기본권으로서 보장돼 있고 정치적 민주주의의 작동을 담보하는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한 기초적인 제도로서도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어 정치적 의사표현이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라도 이러한 처벌이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견표명과 여론형성과정에의 자발적 참여 동기를 저해하는 효과를 낳지 않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현씨는 “탈법 방법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한 사실이 없다”며 항소했으나, 서울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홍우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검찰이 공소사실에 포함된 현씨 글을 108개에서 99개로 바꿈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했으나, 공직선거법 위반은 그대도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게시한 99건의 글은 모두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표명이나 견해를 밝히는 것을 넘어 이명박 후보자를 반대하거나 박근혜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박근혜 후보자의 당락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만할 정도로 이명박 후보자를 직접적으로 반대하거나 박근혜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임이 명백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제17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특정후보자를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문서 등을 게시해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가 훼손됐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선거의 입후보 예정자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문서를 게시한 행위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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