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간통죄 폐지해야…법원노조 의혹 말 안 돼”

법원노조의 비판에 대해 “내부 사정 잘 모르고 하는 소리 같다” 기사입력:2009-02-12 01:13:13
신영철 대법관 후보자는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간통죄 폐지 논란과 관련, “간통죄가 위헌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국가가 할 일도 많은데 국민의 사생활인 이불 속까지 들여다보는 것은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 폐지할 단계가 되지 않았나”라며 폐지입장을 밝혔다.

이날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법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것들을 보면 상당수는 가진 자의 이득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전락된 경우도 많았다. 그것이 법치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특히 법관이나 검찰도 마찬가지이지만 ‘내가 법의 이름으로 처단하고 판단하는데 무슨 잘못이냐’고 더 이상 나아가기를 주저하고 망설였던 게 아니냐. 법치주의가 많이 회자되고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은 가진 자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종종 이용돼 왔다”고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신영철 대법관 후보자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그런 점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법치주의란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한 기초로, 법치주의로 가야 한다는 원칙은 양보할 수 없겠지만 너무 냉정한 법치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른바 ‘떼법’으로 불리는 집단소송법 도입에 대해 “기본권 침해 우려도 있고, 소액다수의 피해자들을 감안할 수도 있는데 결국 입법자가 결단할 문제”라고 비켜갔다. 이에 우 의원이 “후보자가 소신 있는 답변은 않고, 정치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고 다그치자, 신 후보자는 “집단소송법이 도입되면 실무적인 법원에서는 애로가 많을 것 같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박민석 한나라당 의원의 사형제에 대한 질의에 신영철 후보자는 “사법부의 한켠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구체적으로 집행할 지 여부는 집행기관에서 여러 가지를 참작해 결정할 문제”라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손범규 한나라당 의원이 사형제에 대한 존폐를 묻자, 그는 “법철학적으로 접근하면 반문명적인 성격이 있어 언젠가는 폐지해야 된다고 보지만 지금이 그 때냐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폐지론에 무게를 뒀다. 사실 신 후보자는 1994년 5월 2회에 걸쳐 사형선고를 내린 바 있다.

종신형과 관련 “유기징역의 범위를 높이고, 무기징역의 실효적인 집행을 통해 40~50년 살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종신형 자체가 인권침해적 소지가 많이 있어서...” 라고 종신형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특히 미네르바 구속과 관련해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법원공무원노조가 신 후보자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는데 알고 있느냐”며 “(법원노조는) 사법부가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고, 현 정권을 섬기거나 하다못해 현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사법부의 독립을 망각하고 주어진 책무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요사건으로 취급되는 영장이 청구되면 바로 형사수석부장판사, 법원장, 법원행정처에 보고되고 있어 해당 영장담당판사가 결정하기 전에 압력을 줄 수 있는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제가 법원장으로서 사건에 관여하고 제 의견을 얘기해서 리더십이 발휘됐을까요, 전혀 그런 적이 없다. 법원장은 기도하는 사람이다. 누구한테 일을 맡기고 잘 해주기를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다. 전화해서 뭘 어떻게 하라는 사람이 아니다”고 미네르바 구속 및 구속적부심 기각에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양 의원이 “법원노조는 신영철 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보수적인 판단(미네르바 구속)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하자, 신 후보자는 “글쎄요. 뭐 조금 (웃음) 말이 안 되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 같다”고 대수롭지 않은 듯이 넘겼다.

또한 서울변호사회가 최근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신 후보자는 “법관도 평가의 대상인 것은 맞으나, 소송당사자격인 변호사들이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다”라고 역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양석 한나라당 의원이 “변협은 사법부가 판검사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등 사법 민주화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묻자, 신 후보자는 “경청할만한 점이 많이 있다.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법원 내부의 경쟁을 완화시키고, 독립해서 재판하는 분위기도 만들고, 관료적인 색채를 탈색해야 한다는 점은 많이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원행정처의 조직도 슬림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이 낙태문제를 질의하자, 신 후보자는 “개발시대의 인구 억제정책과 맞물려 낙태 문제를 소홀하게 다뤄온 게 사실인 것 같다”며 “관련법을 좀 더 손을 봐서 보다 엄격하게 낙태 허용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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