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치료비 미납 환자에 ‘퇴실’ 소송 패소

서울중앙지법 “진료비 안 낸 것만으로 병실 불법점유 아니다” 기사입력:2009-02-07 15:38:53
연세대 영동세브판스병원이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치료비 납부를 거부하는 입원 환자에 대해 법원에 강제로 내보내게 해 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정OO(64,여)씨는 왼손에 미세한 떨림 현상이 있어 2006녀 4월3일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고, 다음날 시행한 MRI 촬영결과 머리에 종괴가 발견돼 10일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정씨는 수술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인접 부위에서 뇌출혈이 일어나 의식이 저하돼 다시 머리에 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정씨는 부분적으로 의사소통이 되는 정도까지는 회복 됐으나, 정상적인 의식에는 도달하지 못해 이후에도 2회에 걸쳐 수술을 더 받았다.

수술 후 발생한 뇌출혈 합병증으로 정씨는 의식저하 및 좌측반신마비장애를 갖게 돼 경구튜브를 통한 식이섭취와 기관절개를 통한 객담제거, 휠체어를 이용한 보행, 요도삽관을 통한 소변관리, 욕창방지, 물리치료 등을 받고 있어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하거나 스스로 걷는 것이 어려워 가족 또는 간병인의 항시 간호가 필요한 상태가 됐다.

이에 정씨는 2007년 5월 “의사들의 의료과실로 장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7월부터 현재 진료비를 내지 않고 있다.

그러자 병원도 “현재 정씨의 상태가 지극히 안정적이어서 개호인의 도움을 받으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이 없고, 식이섭취, 소변관리, 욕창방지, 물리치료 등은 1차 내지 2차 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므로 굳이 3차 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할 필요가 없어 우리 병원의 치료는 모두 종결됐다”며 정씨에게 의료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또한 “그렇지 않더라도 정씨가 현재 진료비를 내지 않고 있는 이상 병실 점유는 불법점유에 해당하는 만큼 병실에서 퇴거해야 한다”며 2007년 7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재판장 한호형 부장판사)는 학교법인 연세대가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정씨를 상대로 낸 ‘퇴거’ 소송에서 지난 1월14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는 의식저하 및 좌측반신마비장애를 갖고 있어 그 상태가 반드시 3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현재 정씨가 받는 있는 객담제거, 소변관리, 욕창방지, 물리치료 등과 같은 진료는 환자의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한 것인 동시에 증상의 악화 방지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위와 같은 치료를 받기 위해 통원하는 것이 불편함을 끼치는 경우에 해당돼 입원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정씨에게 입원에 의한 치료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할 수 없어, 원고 병원의 치료가 모두 종결됐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환자 정씨가 의료과실을 이유로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므로, 환자가 진료비를 안 냈다는 것만으로는 병실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어 퇴거를 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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