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면직처분 취소 후 다시 ‘해임’ 처분 내려도 정당

“음주 뺑소니 소방공무원 해임은 이중처벌금지 원칙 위배 안 돼” 기사입력:2009-02-05 13:07:12
음주 뺑소니 범죄를 저질러 벌금형을 받은 소방공무원에게 내린 직권면직처분이 취소된 이후, 다시 ‘해임’ 처분을 내렸더라도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A(47)씨는 1987년 소방공무원(운전분야)으로 임용돼 2004년 2월부터 지방소방장으로 부산광역시 △△소방서 119안전센터에서 소방차량 운전원으로 근무해 왔다.

그런데 A씨는 2007년 9월19일 오후 11시경 경남 진해시 용원동 도로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로에서 운전해 오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도 그냥 도주했다.

경찰이 다음날 새벽 2시경 A씨를 발견해 음주 여부를 측정하려 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하다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11월 운전면허가 취소됐고, 또한 12월에는 창원지법에서 뺑소니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에 부산광역시는 “A씨가 운전면허가 취소돼 담당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는 이유로 2007년 11월13일 직권면직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가 소청심사를 제기했고, 소청심사위원회는 지난해 2월 A씨가 운전면허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점 등을 참작해 직권면직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부산광역시 △△소방서 소방공무원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3월 “A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등을 야기해 지방공무원법이 정한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직권면직처분에 대해 취소결정이 내려지자, 다시 직권면직처분과 동일한 사유를 들어 해임처분을 한 것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해임처분이 있기 전까지 21년 동안 소방공무원으로 성실히 근무해 온 점, 19년 이상 운전하면서도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 등의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해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한 처분”이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황진효 부장판사)는 A씨가 부산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소방공무원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지난 1월15일 원고 패소 판결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먼저 이중처벌에 대해 재판부는 “직권면직처분이 공무원 신분이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불이익 처분이라는 점에서 해임처분과 유사하나, 다른 한편 직권면직처분과 징계벌의 일종인 해임은 그 성격 및 사유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같은 성질의 처분이라 할 수 없어 동일한 사유로 직권면직처분을 하고 다시 해임처분을 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 직권면직처분을 내린 것은 A씨가 운전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운전면허가 취소돼 내려진 결정이라는 것이고, 또 해임처분은 A씨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등을 야기해 공무원으로서의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해 내려진 결정인 만큼 직권면직처분과 해임처분 사유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재량권 남용과 관련, 재판부는 “원고는 운전분야 소방공무원으로서 운전에 있어 높은 정도의 주의의무가 요구됨에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야기한 것에 대한 책임이 큰 점, 게다가 뺑소니에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하면서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에서 비위 정도가 상당히 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원고가 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은 점,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소방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 2006년 12월에도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감봉 1월의 처분을 받는 등 이번 해임처분 이전에 총 5회에 걸쳐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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