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상에서 경제대통령으로 통하던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체포되자 무료 변론을 자청하고 나선 박찬종 변호사가 지난 12일 변호인 접견 중 미네르바와 나눈 얘기를 정리해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미네르바는 이 자리에서 “포승줄과 수갑을 차고 면담을 해야 하는 사실이 무섭다”며 “정치인도 연쇄살인범도 아니니 정치적사건으로 만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박찬종 변호사 © 박찬종 블로그 먼저 박 변호사가 ‘경제공부 왜 하고 싶었느냐’고 묻자, 미네르바는 “1997년 IMF사태 때 개인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내 친구 부모님께서 자살을 해 친구와 친구동생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나는, 내가정은 내가 지킨다는 취지로 선제 방어적 차원에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론적 바탕은 이중구교수의 ‘경제학원론’을 토대로 삼았고, 실물경제는 잡지와 서적, 그리고 사이트와 블로그 등을 통해 습득했다”고 덧붙였다.
‘반MB단체에 가입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미네르바는 “반MB단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반정부주의자가 아니다. 일개 ‘블로거’ 일 뿐이다. 언론에서 보도된 그런 반정부단체는 가입한 적이 전혀 없다. 단, 민주주의2.0은 가입한 사실이 있다. 가입당시에는 토론사이트가 유행이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정치권이 배후라고 하는 언론도 있다’고 말하자, 미네르바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나는 나의 개인 시각을 온라인으로 알리는 블로거 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인 신상이 언론에 많이 노출돼 인권침해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박 변호사의 말에 미네르바는 “앞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공고 나오고 전문대학 나오고 백수인 사람이 이런 글을 작성했다고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미네르바는 “나는 나의 개인적 주관적 관점과 다양한 시각을 온라인에 의견 표시한 것뿐이다. 무슨 학벌이 온라인에 의견 표시하는데 제약이라도 되나? 온라인 블로거 중에 현직 프로보다 식견이 높은 블로거 들이 많다. 앞으로 온라인에 의견표시하려면 최종학력과 직업을 쓰고 글을 게재 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건 어떤가?”라고 학벌주의 문화에 일침을 가했다.
또 모 언론이 ‘주식에 5000만원을 투자해서 손해를 입었다’는 보도에 대해, 미네르바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만약 내가 주식 등에 투자를 했다면 검찰이 구속영장에 기재를 했을 것이다. 나는 주식 등에 단 10원도 투자한 사실이 없다”고 오보임을 지적했다.
가족에게 면회를 오지 말라고 한 것에 대해 미네르바는 “연로한 부모님께 기자들이 인터뷰를 요청하는 자체가 부담이 된다. 나의 가족들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으니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외국에 있는 여동생과도 인터뷰를 했다고 하는 언론이 있던데, 너무 혼란스럽다. 동생은 외국에서 봉사활동 중이라 전화가 안 되는 걸로 안다. 모 언론사에 보도된 나의 여동생은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답했다.
신동아 기고와 관련, 미네르바는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게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오게 되었다. 월간지는 정부고위층과 판검사 등 그래도 한국에서 내로라하시는 분들이 주로 읽는다. 보통은 온라인을 하지 않는 분들이 신동아의 글 때문에 나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법적인 부분은 박찬종 변호사님께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심경에 대해 미네르바는 “막막한 심정이다. 포승줄과 수갑을 차고 이렇게 면담을 해야 하는 사실이 무섭다. 온라인에 글을 쓰면 온라인에서만 통용 될 거라고 생각한 내가 잘못이다”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미네르바는 “솔직히 두렵다. 단순히 온라인에 글을 게재한 것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비화 되는 게 너무 부담스럽다. 기자들과 정치인들께 부탁드린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도 아니지 않는가? 정치적사건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박찬종 변호사, 미네르바 면담 내용 공개
“정치인도 연쇄살인범도 아니니 정치적사건으로 만들지 말라” 기사입력:2009-01-14 23: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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