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호송차서 뛰어내려 사망…국가 20% 책임

대구지법 “자해 등 돌발적인 상황 방지하지 못한 과실 있어” 기사입력:2009-01-14 13:51:45
전투경찰이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가 경찰에 붙잡힌 뒤 달리는 호송차에서 갑자기 뛰어내려 숨졌다면 국가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OO씨는 2007년 4월 의무경찰에 입대해 대구 △△경찰서 방범순찰대에 배치돼 복무하던 중 절교선언을 한 여자친구 A씨를 만나기 위해 2007년 7월13일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에 방범순찰대 소대장은 최씨의 소재를 파악하던 중 이날 저녁 A씨로부터 최씨와 함께 있다는 연락을 받고 최씨를 검거하기 위해 부소대장과 수경을 데리고 충남 금산에 있는 술집에 찾아가 A씨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최씨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소대장은 최씨에게 복귀 후 처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키면서 근무지로 복귀할 것을 설득하자, 최씨는 별다른 반항 없이 순순히 복귀에 응하면서 승용차 뒷자리에 탑승했다.

그런데 최씨는 호송돼 오던 중 갑자기 운전석 뒷문을 열고 뛰어내려 반대편 차선에서 마주 오던 다른 승용차에 머리를 부딪쳐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당시 소대장 등은 최씨가 별다른 반항 없이 순순히 복귀에 응해 수갑을 채우는 등의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최씨의 부모와 누나 등 유가족 3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대구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이윤직 부장판사)는 최근 “피고는 원고들에게 563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가 체포된 피의자는 처벌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때문에 자포자기 상태에서 자해 등의 돌발적인 행동을 하거나 도주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근무지 무단이탈자를 체포한 경찰은 피의자의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면서 그의 행동을 세심하게 감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자해 또는 도주 등의 우발적 사고를 사전에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체포한 최씨를 차량 뒷좌석 가운데 자리에 앉히고 그의 좌·우측 양쪽에서 그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그의 행동을 세심하게 감시해 우발적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최씨가 별다른 반항 없이 순순히 복귀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채우는 등의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고 운전석 뒷자리에 탑승시킨 채 감시를 게을리 해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최씨가 주행 중인 차량에서 갑자기 뛰어내려 사고를 당한 것으로 그의 사망은 스스로 초래한 것인 만큼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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