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공무원노조, 사법부 인사시스템 정면 비판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이진성 법원행정처 차장…“대법관 반대” 기사입력:2009-01-13 20:55:29
법원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와 서울중앙통합지부(이하 서울본부)가 사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현재 대법관 후보로 강력히 거론되고 있는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이진성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 반대 입장도 분명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서울본부는 23일 대법관 제청 및 임명에 대한 성명을 통해 “대법관이 되고 싶은 사람은 후보자가 되기 위해 법관들끼리의 경쟁에서 이겨야만 하는데, 그 과정을 보면 법원장들조차 주요한 법원(서울중앙지법, 법원행정처 차장)의 보직을 받기 위해 인사권자이자 제청권자인 대법원장의 뜻을 받들어 충성하고 잘 보이는 자가 대법관에 간택되는 체제”라고 비판했다.

또 “그런 법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법관 경력의 가장 큰 고비라 할 수 있는 고법 부장판사로 발탁승진이 돼야만 하는데,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노력'은 무시하거나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속된 말로 튀는 판결을 하는 판사는 형사재판부에 못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본부는 그러면서 법원장들의 봉사활동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법원장의 경우 대법관이 되기 위한 주요 덕목처럼 ‘봉사활동’을 한다”며 “봉사활동 자체는 나쁜 것은 아니지만 ‘밥퍼 나눔 봉사’, ‘청계산 쓰레기 줍기’, ‘안양천 쓰레기 줍기’ 등에 판사와 직원들을 대동하고 언론에 ‘훌륭한 법원장’으로 비추는 봉사활동은 아무리 봐도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하는데 과연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법원장들의 판결도 그러했는지를 보면 신영철 법원장은 죄질이 중한 개인적 범죄에 대해서는 엄하게 판결했지만, 기업에 수 천 억원의 피해를 입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횡령 등)으로 구속된 기업인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로 관대하게 판결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장에) 잘 보이기는 봉사활동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법원장의 ‘국민을 섬기는 법원’이란 구호에 맞추려면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종합민원실을 무려 16억원을 들여 호텔 로비처럼 꾸며놓았다”고 말했다.

서울본부는 “앞에서 보면 화려한 로비요, 종합민원실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창고에는 기록이 가득 찬 철제 캐비넷이 좁고 높게 서 있고, 리모델링의 여파로 사무실이 좁아진 민사신청과는 당장 한명이 증원되면 책상 하나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공간이 협소해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노동 강도만 높아졌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업무공간이 좁다는 것에 대해 신영철 법원장은 ‘이 정도면 됐다’고 한다”며 “판사들의 사무실 공간을 조금만 줄여도 국민 서비스를 위한 업무공간 및 각종 기록 창고가 충분히 확보된다는 것에 대해 ‘그건 판사들의 의전이니까’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고방식은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전형적인 엘리트주의이자 관료적 사고방식이며, 그런 사고방식에서 나온 화려한 로비가 전형적인 전시행정 로비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본부는 “법원에서 ‘국민을 섬기는 것’은 많은 예산을 집행해 화려한 로비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장에서 직접 국민을 대면하며 일하는 공무원노동자들이 민원업무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섬기는 법원에 다가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시 19회로 올 9월경에는 유력한 대법관 후보자로 거론될 듯하다”며 “대법관 후보자인 법원행정처 차장으로서는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성과에 대한 욕심이 속기풀제 및 용역화를 많은 판사와 대다수 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원인이라 본다”고 꼬집었다.

서울본부는 사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여러 차례 지적당하는 사법부의 문제점으로 판사가 재판을 하지 않고 행정관료를 하고 있는 것 자체도 큰 문제이고, 법원행정처를 거친 판사들이 사법부 내에서 엘리트코스를 거치며 승진하는 것도 판사의 본질이 재판이라는 것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며, 사법부를 관료화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와 같이 법관들끼리의 경쟁과 탈락으로 인한 사직, 그로인한 법관들의 연소화, 잘 보이기 위한 전시행정, 성과주의 등은 결국 대법원장 1인의 막강한 인사권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그리하여 윗사람에 잘 보이는 법관, 처세에 능한 법관이 발탁되는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서울본부는 “이에 우리는 현재 기수별로 몇 명 추천해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거쳐 대법원장의 간택을 받는 대법관 제청 형식 자체에 반대할 뿐더러, 현재 추천된 인사 중 대표적인 전시행정을 시행한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속기풀제 및 용역화를 강행하는 이진성 법원행정처 차장이 대법관에 제청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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