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살해 30대…법원은 무기징역 vs 검찰은 사형

제주지법, 딸 살해→혼인빙자간음→이번엔 애인 살해해 무기징역 기사입력:2009-01-09 15:24:26
과거 어린 딸을 목 졸라 살해한 전력이 있으면서도, 이후 경제적으로 궁핍해지자 한때 동거했던 애인을 살해하고 재산을 가로 챈 파렴치한 30대에게 법원이 평생 교도소에서 참회하라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OO(36)씨는 1995년 서울고법에서 자신의 어린 딸을 목 졸라 살해한 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복역했고, 또 2005년에도 대전지법에서 혼인빙자간음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후 2006년 6월 출소했다.

그런데 이씨는 출소 뒤 애인 A(34·여)씨와 동거를 하다가 A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해 동거생활을 그만뒀으나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렸다. 하지만 A씨는 이씨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만나는 것조차 꺼렸고, 이에 이씨는 심한 배신감과 불만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중 이씨는 휴대전화 요금도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게 되자 평소 심한 배신감과 불만의 대상이던 A씨를 살해하고, 재산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2006년 12월22일 A씨의 집을 찾아갔다.

이날 이씨는 귀가하는 A씨에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집에 들어가 갑자기 밀어 넘어뜨린 뒤 손으로 A씨의 목을 졸라 그 자리에서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숨지게 했다.

그 직후 이씨는 A씨의 인감도장, 주민등록증, 은행통장 4개, 신용카드 등을 챙긴 뒤 A씨의 승용차를 타고 집을 빠져 나와 훔친 직불카드로 현금 140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다음날 이씨는 훔친 A씨의 신분증 등을 이용해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뒤 마치 자신이 승용차를 매도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것처럼 속여 A씨의 자동차를 1000만원에 팔았다.

또한 이씨는 훔친 A씨의 신용카드로 잠바를 구입하는 등 23만6000원을 썼다.

이로 인해 이씨는 강도살인,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박평균 부장판사)는 최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때 동거하던 피해자를 무참하게 살해해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고, 게다가 피해자를 살해한 직후 금품뿐만 아니라 차량 처분에 필요한 신분증, 인감도장까지 가지고 나오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실행했으며, 심지어 피해자의 목에 전선을 묶어놓아 자살로 위장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고 시도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고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강취한 돈으로 게임장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등 비인간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오랜 도피생활 끝에 검거된 이후에도 이 사건이 피해자의 모욕적인 말로 야기된 우발적인 범행인 양 주장하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해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됐고, 그로 인해 피해자 유족들이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고통 속에 있음이 자명함에도 피고인은 유족들을 위자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인은 1995년 서울고법에서 자신의 딸을 목 졸라 살해한 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고, 2005년에는 대전지법에서 혼인빙자간음죄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복역한 뒤 출소해 그 누범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춰 볼 때 죄질과 범정이 극히 불량해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출소한 이후 자신의 과오를 씻고 평범한 사회인으로 복귀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극형에 처하는 것보다 피고인에게 무기한 사회로부터 격리된 상태에서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도록 함이 상당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씨는 재판부에 탄원서와 반성문을 15회 가량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 같이 판결나자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반면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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