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후 10년 넘게 자녀를 돌보지 않다가 남편이 업무상재해로 숨지자 은근슬쩍 나타나 억대의 재해보상금을 받아 가로채는 것도 모자라 자녀까지 내쫓으려한 비정한 어머니에게 법원이 어머니 자격이 없다며 친권상실 선고를 내렸다.
대구지법 가정지원에 따르면 박OO(50·여)씨는 1996년 A씨와 결혼해 2남1녀를 두고 있었는데 남편과 불화를 겪게되자 1996년 7월 두 딸(10세, 9세)과 아들(7세)을 남편에게 맡겨둔 채 집을 나갔다.
박씨는 가출한 후 작은딸이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인 2004년경 남편 명의로 된 보험문제로 자녀들을 한두 차례 만난 것 외에는 자녀들과의 연락을 끊고 살았다.
그런 박씨가 자녀들 앞에 나타난 것은 가출 12년 만인 2008년 8월. 혼자 3남매를 키우며 꿋꿋하게 생계를 꾸려가던 A씨가 지난해 7월 공사현장에서 업무상재해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은근슬쩍 나타났다.
양심불량 박씨는 남편의 사망으로 재해보상금 1억5000만원이 나오자 친권자로서 이를 수령해 지난해 8월4일 그 중 1억원으로 경산시 조영동에 한 아파트를 미성년자인 아들(18) 단독명의로 구입했다.
그런데 박씨는 한 달도 채 안 돼 작은딸과 아들이 거주하던 위 아파트에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 P씨와 함께 찾아가 아파트를 매도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아파트를 비워 줄 것을 요구했다.
자녀들은 갑자기 나타난 박씨가 자신들을 내팽개치려하자 마찰을 빚는 것은 당연한 것.
박씨는 자녀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지난해 9월10일 작은딸(당시는 미성년자)과 아들에게 알리지 않고 자녀들 명의의 은행통장과 인감을 분실 신고한 다음 남아 있던 예금을 모두 빼내 가버렸다.
이에 참다 못한 작은딸은 지난해 9월18일 법원에 박씨를 상대로 친권행사금지 등 가처분신청과 함께 친권상실 심판청구를 하며 엄마와 자식의 인연을 끊으려 했다.
그러자 박씨는 아파트를 임의로 처분하기 위해 9월29일 P씨 명의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다시 3일 뒤 자신 명의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상황이 이쯤 되자 사건본인인 아들도 현재 어머니 박씨의 친권상실을 강력히 원하고 있고, 성인이 될 때까지 누나가 후견인으로 자신을 돌봐 주기를 원하고 있다.
현행 민법 제924조는 부 또는 모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현저한 비행 기타 친권을 행사시킬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친권의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지법 가정지원 차경환 판사는 5일 작은딸(21)이 어머니 박씨를 상대로 낸 친권상실선고 청구소송에서 자녀의 복리를 고려하지 않고 친권을 남용한 박씨는 어머니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본인인 미성년자 아들에 대한 친권상실 선고를 내렸다.
차 판사는 판결문에서 먼저 “민법에서 정한 ‘친권을 행사시킬 수 없는 중대한 사유’란 친권남용, 현저한 비행 외에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정을 고려해 자녀의 복지 내지는 사회일반의 도리와 공익에 비춰 친권자에게 친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다른 친권자 혹은 후견인에게 맡기는 것이 자녀의 이익을 위해 더 바람직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박씨는 어린 자녀들을 두고 집을 나가 10년 넘게 전혀 돌보지 않은 점, 부가 사망하고 난 뒤 아들의 단독친권자가 되자 아파트를 미성년자인 아들 단독명의로 매수한 다음 P씨와 공모해 소유권을 이전한 뒤 곧바로 자신 명의로 다시 이전함으로써 부당히 친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차 판사는 “현재까지도 박씨는 자녀들과 재산문제로 심한 다툼을 벌이고 있어 향후 아들에 대한 친권남용의 개연성이 매우 높고 아들을 비롯한 자녀들이 박씨의 친권행사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점 등을 두루 참작하면, 박씨에게는 친권남용 등으로 아들에 대한 친권을 행사시킬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사건본인(아들)의 복리보호를 위해 박씨의 사건본인에 대한 친권을 상실하게 함이 상당하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엄마 맞아?”…비정한 50대 자녀에 의해 친권상실
가출 후 남편 사망하자 재해보상금 가로채더니 자녀들까지 쫓아내려 기사입력:2009-01-06 13: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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