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해 12월26일 자필로 쓴 유언장이 효력이 있으려면 '유언자가 주소를 기재하고 도장을 찍어야한다'고 규정한 민법 1066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즉 주소를 직접 쓰지 않았거나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무효라는 것. 헌재는 종전 ‘날인’ 부분에 대해 합헌결정을 선고한 것을 유지하면서, 더 나아가 ‘주소’ 부분에 대해서도 합헌결정을 내린 것이다.
백OO씨는 할아버지가 부동산 및 기타 일체의 재산을 자신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자필증서를 남기고 갑자기 사망하자,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재산일체를 유증했다고 주장하면서 법정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 등을 제기했다.
그러난 1심과 항소심은 "유언증서가 망인의 것이라고 볼만한 날인 또는 무인이 흠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주소 역시 직접 쓴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민법이 정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의 요건과 방식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유언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백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법원에 상고해 소송계속 중에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에 있어서 민법 제1066조 제1항 중 ‘주소’ 및 ‘날인’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으나 상고와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날인’ 부분에 대해 “유언자의 사망 후 그 진의를 확보하고, 상속재산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해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며, 상속제도를 건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가장 간이한 방식의 유언이지만 위조나 변조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유언자의 사후 본인의 진의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방식을 구비할 것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주소 역시 “성명의 자서로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이 1차적으로 특정될 것이지만 특히 동명이인의 경우에는 유언자의 주소가 인적 동일성을 확인할 수 있는 간편한 수단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명의 자서에다 주소의 자서까지 요구함으로써 유언자에게 보다 신중하고 정확하게 유언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주소’부분에 대해 “성명과 함께 유언자를 특정할 수 있는 요소는 주소 외에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본적, 가족 성명, 사회적 신분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고, 그 중에서 주소의 특정기능이 가장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고, 유언자의 주소 기재가 없으면 유언자를 특정할 수 없게 된다고 볼 수도 없다”며 “따라서 민법 조항 중 주소 부분을 적용해 유언자필증서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한정위헌의견을 냈다.
이동흡, 송두환 재판관은 “주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을 확인하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설령 주소의 기재가 유언자의 인적 동일성의 확인을 위해 적절한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유서의 내용 등에 의해 누가 한 유언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므로 주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중복적인 요건을 과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위헌의견을 냈다.
김종대 재판관은 “오늘날 날인은 자필에 비해 타인에 의한 날인가능성과 위조가능성이 커 의사의 최종적 완결 방법으로는 부적당하게 돼 각종 법률에서 서명만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날인과 주소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중복적인 요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위헌으로 선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자필 유언장 날인과 주소 기재 의무규정 합헌
헌법재판소 “상속재산 둘러싼 법적분쟁 예방해 법적안정성 도모” 기사입력:2009-01-02 00: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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