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장모 무자비하게 살해한 20대 징역 20년

“무차별 폭행 범행수법이 너무 잔인하고 반인륜적이어서 중형 불가피” 기사입력:2008-12-29 16:56:12
동거녀가 다른 남자와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보고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해 동거녀를 마구 때리고, 이를 말리는 장모도 마구 폭행하는 등 2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또 이 장면을 목격한 동거녀의 어린 아들도 때려 상해를 입힌 30대에게 법원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38)씨는 2005년 B(37․여)씨를 인터넷 동회에서 만나 가까워졌고, 그로 인해 처와 불화가 생겨 결국 이혼을 한 후 2007년 7월부터 B씨와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런데 A씨는 2008년 8월30일 새벽 3시30분께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B씨가 회식을 마치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 귀가한 후 방안에 가방을 놓아 둔 채 집 밖으로 나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보고, 다른 남자와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휴대전화를 빼앗고 B씨의 뺨을 때렸다.

이어 A씨는 집안으로 들어 온 다음 계속 B씨에게 “통화한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으나, B씨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자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다는 생각을 굳히고 배신감으로 인해 화가 나 B씨의 머리채를 붙잡고 손으로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 때렸다.

또 옆에 있던 B씨의 어머니인 C(67)씨가 A씨에게 “무슨 짓이냐. 자네가 잘한 게 뭐 있나”라며 말리자, 화가 난 A씨는 발로 C씨의 복부를 걷어차 넘어뜨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A씨는 계속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마구 때리고 발로 가슴을 걷어차 쓰러뜨렸다.

A씨는 그것도 모자라 거실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B씨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마구 때리고, 거실에 있던 둔기로 B씨의 얼굴을 여러 번 내리친 다음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찔렀다.

결국 A씨는 머리와 복부의 다발성 손상으로 인해 사망했고, 말리던 C씨도 흉부 손상 등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이날 B씨의 아들 D(8)군이 잠에서 깨어 거실로 나오면서 B씨와 C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고함을 지르자, D군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얼굴을 3회 때려 넘어뜨린 다음 발로 옆구리를 걷어차고 소파 위에 있던 체이프로 손과 목을 묶어 얼굴에 타박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A씨는 살인과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최은배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불륜관계를 가지다 전처와 이혼하고 피해자와 동거하며 사실상 혼인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 피해자가 밤늦게 남자와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보고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나 변명을 들어보지도 않은 채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다고 단정한 후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다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더럽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분노감을 참지 못하고 B씨와 C씨를 무참히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범행 동기와 경위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참작할 사정을 찾아 볼 수 없고, 결과를 보면 피고인은 한 집에 함께 살면서 따뜻하게 정을 나누던 처와 방학을 맞이해 손자를 챙겨주기 위해 딸의 집에 와 잠시 기거하던 장모 두 사람을 한꺼번에 살해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도 피고인은 힘없이 저항하는 피해자들을 온몸, 특히 장기들이 몰려있어 강한 충격을 받으면 파열 등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배 부분을 주먹과 발로 격렬하게 때리거나 걷어차고 날카로운 둔기로 머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내리치는 등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에서 범행수법이 너무 잔인하고 반인륜적이고, 특히 8세의 나이에 불과한 D군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죽이는 장면을 그대로 목격해 아이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공포를 남긴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범행 방법의 잔인성,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중한 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지금까지 생업에 종사하면서 성실하게 생활해 온 점, 사실상 처와 장모를 자기 손으로 죽인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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