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무시해” 흉기로 난자한 ‘조폭’ 징역 20년

부산지법 “반성하는 것이 진심인지 의심스러워 중형 불가피” 기사입력:2008-12-03 16:19:30
후배들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보다 어린 오락실 업주에게 무시당한 것에 화가 나 미리 준비한 흉기로 난자해 살해한 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체포된 30대 조직폭력배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의 한 음식점에서 이OO(33)씨가 운영하던 불법 성인오락실이 조직폭력배인 A(39)씨의 사회 후배인 손OO씨의 신고로 단속돼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것을 이유로 이씨와 손씨가 다투는 것을 보게 됐다.

그런데 이때 A씨가 다른 후배 5명과 함께 음식점에 도착해 이씨에게 말을 걸었는데, 이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하고 의자를 집어던지자, 후배들 앞에서 무시당한 것에 화가 나 이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A씨는 이날 밤 10시 20분께 부산 동래구 안락동에 있는 모 아파트 상가 건물 앞으로 이씨를 불러내 말다툼을 하다가 갑자기 미리 준비한 흉기로 이씨의 허벅지를 2회 찔렀다.

깜짝 놀란 이씨가 그곳을 도망치자, A씨는 뒤따라가 흉기로 배와 가슴을 수회 찌르고 이씨가 바닥에 넘어지면서 발로 흉기를 막자 다시 흉기로 발과 다리를 수회 찌르고 또 다시 배에 올라타 가슴과 옆구리 등을 마구 찔러 다음날 사망케 했다. 무려 20회나 찔러 난자한 것.

A씨는 범행 후 지명 수배돼 도피생활을 하던 중 지난 5월14일 배로 중국으로 밀항을 하려다 부산해양경찰에 붙잡혔다.

이로 인해 A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재승 부장판사)는 최근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 중 살인은 자신의 후배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로부터 무시당해 화가 난다는 이유로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피해자를 불러낸 다음 수회 찔러 살해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세상의 어떤 가치와도 대체할 수 없는 존엄한 것으로 국가나 사회가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최상의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인될 수 없는 것임에도, 사소한 동기로 피해자의 생명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박탈한 피고인의 범행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를 공개된 장소로 불러내고 그를 만나자마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피해자의 온몸을 무려 20회나 찔러 살해하는 등 범행수법 역시 매우 대담하고도 잔인하다”며 “이는 우리 사법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함과 동시에 법을 준수하는 선량한 일반시민들로 하여금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중대한 범죄”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에 대해 반성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며 참회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이 지명 수배되자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해 중국으로 밀항하려고 하다가 발각돼 체포됐다”며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또한 비록 피고인이 법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졸지에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에 대해 조금이나마 그 감정을 달래고, 보상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어 반성하는 모습이 진심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한 후회와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에서 비롯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이런 행위로 피해자의 아버지는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든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인에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A씨는 판결 선고에 앞서 무려 40회가 넘는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 같이 중형이 선고되자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검사 역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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